김환균 | 체류신분 연장과 변경

한국에서 단기간 미국을 방문하려는 분들은 특정한 비자없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visa waiver program을 사용하여 입국하면 된다. 그러나 visa waiver program으로 입국하는 경우는 체류기간이 최대 3개월로 제한될 뿐 아니라, 미국내에서 다른 체류신분으로 변경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입국 후에 체류기간이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지거나 미국에 체류하는 도중에 입국 목적이 바뀌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이민국을 통하여 체류신분을 연장하거나 다른 체류신분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리고 체류신분의 연장이나 변경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visa waiver program이 아니라 특정한 비자를 받고 미국에 입국해야 한다.

체류신분의 연장이나 변경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의 체류신분이 유효해야 한다. 현재의 체류신분이 유효한지는 공항에서 입국심사 때 받은 심사관의 스탬프에 적혀 있는 체류기간 또는 이민국에서 발행한 체류신분 승인서에 적혀 있는 체류기간으로 확인하면 된다. 또한 체류신분의 연장이나 변경 신청은 일반적으로 현재 유지하고 있는 체류기간이 시작된 이후 60일 이후에 시작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체류기간이 만료되기 전 180일 전부터 가능하다.

많은 분들이 체류신분의 연장이나 변경 신청서가 현재의 유효한 체류기간이 끝나기 전에 승인이 나야 체류신분이 유지되는 것은 아닌가 궁금해하는데, 현재의 체류기간이 끝나기 전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신청서에 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재의 체류 기간이 자동으로 연장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현재의 체류기간이 끝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청서를 접수해서 현재의 체류기간이 끝나기 전에 그 결과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만약 피치못할 상황으로 현재의 체류기간이 끝나기 직전에 접수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접수증을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서 신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의 경우 신청서에 실수가 있어 신청서가 되돌아 오더라도 다시 신청할 수 있는 여유는 남겨두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현재의 유효한 체류기간이 끝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청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만약 신청서가 기각이 되었을 때 그날부터 불법체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항소를 할 수 있으나 항소를 접수시켜도 불법 체류는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항소 결과가 승소로 결정이 나는 경우 그동안 불법체류로 간주된 기간을 합법적인 체류로 다시 바꾸어주는데,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이전에 갖고 있던 신분에 따른 특혜를 누릴 수 없고 심사기간이 길기 때문에 자칫 재입국이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단 불법체류가 시작되면 먼저 소지하고 있는 비자증은 자동으로 무효화된다. 예를 들면 10년간 유효한 B-2 비자증을 소지하고 8월 1일까지 6개월간 체류 허가를 받아 입국한 후 신분 연장을 신청하여 기각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기각 결정이 8월 15일에 나면, 그날 부터 불법체류가 시작되며 갖고 있던 10년 비자증은 자동 무효화 되어 재발급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이런 조항이 있어도 이민국 시스템에 출입국 기록이 즉시 입력되지 않아 같은 비자증으로 재입국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현재에는 기록이 신속하게 업데이트되고 있어 비자증을 무효화시키는 조항이 현실화 되고 있다.

또한 불법체류가 시작되어 6개월이 초과하면 3년간, 1년이 초과하면 10년간 재입국 금지 조항이 적용된다. 결국 일단 불법 체류가 시작되면 재입국 금지 조항에 걸리지 않고 필요한 정리를 마치고 출국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까지 있다는 것이지만, 다시 비자를 발급받을 때를 위하여 이 기간을 남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이 조항들 입법 취지는 6개월 이상 불법체류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었는데, 입법 취지와는 반대로 재입국 못하는 것이 두려워 오히려 불법 장기 체류가 생겨났다. 예를 들어 항소신청을 하고 기다렸는데 기각 결정이 불법체류기간 6개월이 넘어서 나오는 경우, 뜻하지 않게 3년 금지 조항에 걸리기 때문에 불안하여 출국을 못하고 불법 체류가 장기화 되는 경우가 생긴다.

체류 신분 연장이나 변경 신청서를 접수한 이후 수속 기간이 지연되어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출국해야 하는 경우에 대해 알아보겠다. 현재 체류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신청서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도중에 현재의 체류기간이 만료된 후 신청서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 출국을 하더라도 불법 체류 기간은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 때 주의할 것은 출국하기전에 신청서를 철회한다는 편지를 이민국에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민국에 신청서가 체류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접수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신청서의 접수증을 잘 보관해야 앞으로 비자를 갱신하거나 재입국할 때 불법체류가 있었다는 오해를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