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이전의 아이들에 대해 교정치료 상담을 하다 보면 몇가지 재미있는 일반인들의 오해(?) 혹은 잘못된 상식들을 접하게 됩니다. 그 중에 한가지 참 재미있는 오해가 있습니다.
10세 즈음에는 여러 개의 새로운 영구치들이 자라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자라나 오는 영구치들을 보면서, 치아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커진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이 더러 계십니다. 마치 땅 속 씨앗에서 새싹이 자라 나오고 그 새싹이 점점 커져서 나무가 되는 것처럼, 치아도 잇몸 속에서 작게 시작해서 점점 커져서 밖으로 나오고, 그 이후에도 더 자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시겠지요. 의외로 이렇게 알고 계신 분들이 꽤 많습니다.
쥐와 같은 설치류들의 앞니의 경우에는 사실 이게 맞을 수도 있습니다. 설치류들이 앞니로 단단한 것을 계속 갉아 먹는 이유는 계속 길게 자라 나오는 앞니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치아도 계속 자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충치가 생기면 그 부분을 제거해 버리고 기다리면 다시 자라 나오고… 하지만, 사람의 치아는 그렇게 계속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치아의 발육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꽤 일찍 시작됩니다. 아직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임신 6주에 이미 치아의 씨앗들이 자라기 시작합니다. 위치에 따라 시간적 차이가 있지만, 순서대로 복잡한 발생과 성장 과정을 거쳐, 이후 치아의 머리가 먼저 잇몸 속에서 완성이 되고, 그 다음 뿌리가 자라기 시작하다, 뿌리가 절반쯤 자라날 즈음에 비로소 잇몸 밖으로 힘차게 자라나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그림)
그리고 한번 머리와 뿌리가 완성되면 더 이상 치아는 그 모양을 바꾸거나 자라거나 하진 않습니다. 한번 생긴 모양과 크기 그대로 평생을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잇몸 안에서 자라나서 치아의 모양을 한번 만들고 나면, 이미 잇몸 밖으로 나와서는 그 크기나 모양이 더 이상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간혹, 교정치료 하는 중에 혹은 하고 나서 치아가 더 자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으시는 부모님들이 계신데,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람에게는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두 개의 치아 set이 있습니다. 바로 유치와 영구치 입니다. 유치는 대개 영구치보다 많이 작은 편 입니다.
그래서 유치가 빠지고 그 자리에 새로 영구치가 나올 시기에는 이전보다는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게 마련입니다. X ray 사진을 보시면 자라고 있는 영구치들이 비좁은 턱뼈 속에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큰 영구치들이 과연 다 나올 자리가 있을 까 싶을 정도입니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의 얼굴, 턱 뼈는 유치에서 영구치로 바뀌는 그 와중에도 계속 자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영구치를 위해 필요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구치가 다 놓일 공간이 여전이 부족한 아이들이 상당히 있어서 종종 교정 치료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들의 치아는 한번 나오고 나면 자라지 않지만, 그래도 잇몸, 턱 뼈는 여러 가지 기술로 어느 정도 더 자라게 할 수 있으니 참 다행입니다. 이제 치아에 대한 오해, 풀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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