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홍 | MIT와 Caltech 두군데 다 얼리로 합격한 학생의 스펙 공개!

MIT와 Caltech은 수학 천재들만 갈 수 있는 대학일까요? 중학교 때부터 AMC 대회 나가고 상을 받아야 희망이 있을까요? 다른 대학들과의 입학 기준과는 많이 다른 MIT, Caltech 같은 명문 공대들은 어떤 스펙이어야 갈 수 있나요?
학부모님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들입니다. 올해도 제 버클리 학원의 게이트 웨이 팩키지를 통해 원서를 도움받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MIT와 Caltech은 꾸준히 인기 있는 대학들입니다. 하지만 7.9% 입학률이란 아주 좁고 특이한 모양의 문을 가진 MIT에 들어가기란 스펙이 좋은 학생에게도 힘든 일이죠. 그래서 전교 1등인 학생도, SAT를 만점받은 학생에게도 기대는 갖지 않도록 MIT와 Caltech은 long shot이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MIT와 Caltech 두군데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은 작년 제 학생 중 J 학생의 예를 들어 보면 스펙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에세이 전략을 잘 짜면 충분히 누구나 MIT와 Caltech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1. 미운 오리 새끼가 되자!
J 학생은 저와 원서 준비 내내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 J 학생은 전교 2등이었는데 같은 학교 전교 1등인 남학생도 MIT에 얼리로 지원하게 되어 그와 직접적 경쟁 상대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남학생은 오스틴 중국 커뮤니티에서도 유명한 모든 수학 경시대회의 단연 1인자인 막강한 경쟁자였구요. 
그런데 J 학생은 수학 경시대회에 나간 적이 한번도 없었고 학교 등수도 하나 아래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입전략 없이는 이기지 못할 싸움이었습니다. MIT에서는 AMC 수학경시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을 높이 사기 때문에 원서 자체에도 SAT와 SAT Subject Test와 못지 않게 AMC 점수를 기입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MIT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갖추려는 스펙 중에 하나죠. AMC 문제들은 제한시간 안에 수학문제들을 빨리 풀어야 하기 때문에 스피드가 아주 중요합니다. 
왜 수학대회에 도전을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자신은 어렸을 때부터 남학생들이랑 경쟁 상대가 될 수학 실력이 안돼 관심을 잃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학 리서치 캠프에 가서 정답이 없는 수학 문제 하나를 가지고 몇주를 연구한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빙고! 바로 그거였습니다. J 양의 경쟁력은 전교 1등과 정반대임을 강조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정답이 없는 수학 문제를 가지고 오래, 천천히, 꾸준히 공부한 것에 대한 에세이를 쓰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학생들이 더 수학에 강하다는 고정관념과의 외로운 싸움을 하면서 수학의 진정한 의미는 정해진 답을 빨리 찾는 것보다 정답을 모르는 문제에 꾸준히 도전하는데에 있다고 썼죠. 
J 학생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꾼겁니다. 수학을 빨리 푸는 걸 잘하는 수많은 지원자를 사이에서 J 학생의 에세이는 입학 사정관에게 신선한 바람 같이 다가왔을 겁니다.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미운 오리 새끼가 자기가 아름다운 백조인 걸 스스로는 몰랐던 거죠. 그래서 모두가 MIT에 합격할 스펙을 가졌다고 믿었던 전교 1등을 제치고 그 학교에서 유일하게 MIT에 합격하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 
2. 아낌없이 보여주자!
MIT 원서는 무려 6개의 short essay에 1개의 optional essay를 요구합니다. 재미로 하는 활동이나 취미가 무엇인지, 어떤 공동체가 장래 희망에 대한 영감을 주었는지, 주변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제일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등등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이들 중에는 수학과 과학에 대해 쓰라는 주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수학과 과학으로 유명한 대학이 이런 주제의 에세이를 이렇게 많이 요구하는 이유는? MIT는 수학만 잘하는 로봇을 원하지 않는것이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학생의 인성, 성격, 사회성 같은 소프트 스킬, 그리고 제일 중요한, 과학과 기술을 인문계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MIT 학생이 되기엔 필수 조건인 거죠. 
J 학생은 이런 에세이들을 최대한 개인적으로 썼습니다. 엔지니어인 부모와 할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과학은 인류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가치관에 대해 쓴 에세이, J 양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피아노를 치면 파리의 골목을 뛰며 노는 것 같다고 쓴 에세이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J 학생의 내부적 모습을 여러 면에서 보여주도록 노력했습니다. 
MIT, Caltech 같은 공대들이 원하는 학생은 1등도 아니고 수학 천재도 아니지만 이렇게 바른 생각, 곧은 성품, 그리고 아름답고 섬세한 감정을 지닌 학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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