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도 목사 목회자 칼럼] 시간의 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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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 되면 가까운 사람들과 선물을 주고 받게 됩니다. 자연스레 쇼핑몰을 가게 되는데, 선뜻 물건을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로 가기 까지 한참을 망설이는 이유는 바로 가격 때문이겠죠. 해마다 오르는 물가는 그렇지 않아도 지쳐있는 이민 사회를 더욱 무겁게 합니다.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 상승을 보인 나라는 베네수엘라 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이 전세계 1위에 달할 정도로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국가이며, 석유 국유화 이후 남미에서는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베네수엘라는 석유값 하락과 취약한 경제구조로 인해서 치명적인 경제파탄을 맞이하고 있고 한해 물가 상승률은 자그마치 800퍼센트를 윗돌고 있습니다. 한달에 3-40만원에 불과했던 식료품 구입비가 현재는 약 300만원에 달한다는 말이겠죠. 
얼마전 식료품을 사기위해 새벽 3시부터 마트 앞에서 줄을 섰던 86세 할머니는 마트가 문을 열자 마자 몰려운 인파에 깔려 압사 사고를 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고, 임신부와 어린 아이들은 하루 종일 쓰레기통을 뒤져 먹다 남은 닭고기 몇조각을 주워야만 겨우 살수 있는 지경이 되버렸습니다. 
생필품을 사려면 배낭을 메고 현금을 가득 넣어야 기껏 계란 한줄과 빵을 살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가 난 사람들은 종이조각으로 전락한 볼리바르 화폐를 길거리에 던져 버리기도 합니다. 돈이 길거리에 버려지자, 사람들의 인생도 길거리 인생이 되버린 것입니다.
쿠바의 공산혁명 지도자였던 피델 카스트로가 지난 11월 향년 9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쿠바 혁명 이후 52년 2개월을 장기 집권하며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 집권한 지도자로 기네스 북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의 집권은 영원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죽기 전 90번째의 생일에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찾아 온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시간 집권에 성공했던 그도 시간의 집권앞에 무릎을 꿇으며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권력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삶일까요? 내일 당장 어떻게 변하게 될지도 모르는 돈을 위해서 사는 삶이 지혜로운 삶일까요? 내일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권력과 영향력을 위해서 사는 삶이 지혜로운 삶일까요? 
성경의 인물 중 가장 많은 부를 축적했고,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솔로몬 이라는 한 왕이 등장 합니다. 솔로몬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 다윗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정치적 후광으로 왕이 된 사람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금수저 인생인 샘입니다. 
솔로몬은 자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인생을 돌아보며 ‘전도서’라는 책을 남깁니다. 전도서는 지혜의 삶을 전하는 글입니다. 솔로몬은 그 글을 이렇게 시작 합니다.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전도자가 가로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전도서 1장 1-3절)
왕의 아들로 태어나 왕으로 군림 하다가 왕으로 생을 마감했던 왕, 세상 모든 부귀와 영화를 누렸던 솔로몬은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결국은 다 헛되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 역시 시간의 집권 앞에 ‘백기투항’하지 않을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변하는 가치를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결코 변하지 않는 참된 진리이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을 위해서 사는 사람 입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인간에겐 새롭지만 영원하신 하나님께는 일상에 불과합니다. 시간의 집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시간을 집권하는 영원한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이 지혜가 아닐까요?

손해도 목사
코너스톤 한인침례교회 담임
972-420-9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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