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내일 일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특히, 인생의 어려움이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이런 생각은 더 강렬해집니다. 우리의 미래를 알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다른 어떤 고대 문명보다 더 정확하게 운명을 점쳤고, 그것을 믿었으며, 그대로 이루어졌던 사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중앙 아메리카의 마야 문명입니다.
고대 마야 사회에서는 공공연하게 점성술이 신봉되고 있었고, 때론 별점을 보는 것이 의무로 정해졌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마야인들의 점성술을 이용한 달력체계는 근대 스페인의 태양력보다 훨씬 정확해서 584일 동안 단 2시간의 오차 밖에 없다고 합니다).
마야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생일에 따라 장차 그 아이가 겪게 될 일들을 예측해서 적은 특별한 책력을 주었습니다. 거기에는 아이의 미래가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언제 일거리를 찾게 되고, 언제 결혼하며, 언제 무슨 사고를 당하는지, 그리고 죽는 날은 언제인지 등 … 갓난아이 때부터 어른들이 그것을 되풀이 해서 읊어주기 때문에 그 내용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게 되어 자기의 삶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았다고 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 점성술이 별 문제없이 운영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마야의 점성술사들이 자기들의 예상이 어긋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예들 들면, 어떤 청년의 책력에 ‘몇년 몇월 몇일에 처녀를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면 그 만남은 실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처녀의 책력에도 동일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둘이 근처에 있기만 하면 그 다음은 불문가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겠죠.
이런 식의 일치는 사업분야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어떤 사람의 책력에 언제 집을 사게 될 것이라는 구절이 있으면, 그 집을 팔 사람의 점괘에는 그 날 집을 꼭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좀 더 확대해서, 이 마야인의 점성술은 전쟁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전쟁 날짜가 예고 되었고, 전쟁의 내용도 미리 숙지되었습니다. 누가 이길지 부상자나 사망자는 어느 정도일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만일 사망자 수가 책력과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포로들을 희생시켜서라도 그 숫자를 맞추었다고 합니다.
마야인들의 점성술은 세상의 종말에 대한 예견에서 그 절정을 이룹니다. 특히 일식과 월식에 민감했던 그들은 자신들의 책력에 따라, 서양력의 13번째 세기, AD1200~1300년 사이에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16세기 초 스페인 군대가 유카탄 반도에 침입했을 때, 그들은 마야인들과 전쟁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미 마야문명은 거의 몰락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해오는 바에 따르면, 모든 점성술가들이 예언한 종말의 날이 되자, 사람들은 그 재앙을 감수하기보다는 도시에 불을 지르고, 가족들을 제 손으로 죽인 뒤에 자살했고, 얼마 안되는 사람들만이 도시를 떠나 평원 떠도는 부랑민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미래를 훤히 말해주는 책력을 끼고 살았던 마야인들의 마음은 과연 어땠을까요? 앞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편안했을까요? 아니면, 자신에게 운명지워진 일들이 일어날 것을 불안해 하며 살았을까요?
마야의 책력과는 반대로, 성경에 기록된 솔로몬의 지혜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하루를 맡겨보는 건 어떨까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전도서 3:11)
<< 참고자료 >>
Demarest, Arthur. Ancient Maya: The Rise and Fall of a Forest Civilization. Cambridge, U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Leon-Portilla, Miguel. Time and Reality in the Thought of the Maya. University of Oklahoma Press, 1990.
Marilyn Masson & Carlos Peraza Lope, Kukulcan’s Realm: Urban Life at Ancient Mayapán, University
Press of Colorado, 2014.
신자겸 목사
하나로교회담임
972-488-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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