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과 함께 풀어가는 은행이야기: 은행을 알면 대출이 보인다(Collateral; 담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LA소방관 고디 브루어는 어느날 갑자기 엄청난 불행을 맞게 된다. 시내 고층 건물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어린 아들이 그의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콜롬비아 영사관 직원들을 타겟으로 자행된 폭탄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그 폭탄테러는 콜롬비아의 반란군 지도자인 끌로디오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고디의 아내와 아들은 그 시각, 그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이 줄거리로 만든 영화의 제목이 콜래트럴 데미지이다. 언뜻 콜래트럴 데미지(Collateral Damage)란 담보 손상이란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다소 생소한 용어이나 여기서는  대규모   군사공격에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민간인의 피해를 의미하며  담보가 아닌 부수적인, 이차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금융기관에서도 이론적으로는 담보가 부수적인, 이차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대출 상환에 가장 중요한 항목을Cash Flow로  보고 있고 이 Cash Flow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창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으나  Small Business나  Project Financing처럼 절대금액이 크지 않거나 경제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경우에는 Cash Flow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담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즉 대출의 Primary repayment source를 Cash Flow 로 간주하고 있으나  이 Cash Flow가 정상적으로 창출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secondary repayment source를 Collateral로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담보를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부수적이고 이차적으로 기댈만 한 어떤 것”으로 다루고 있으나 Small Business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Owner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이유 등으로 인해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부동산 등이라고 느끼고 있는 듯 하다. 

담보란 채무 불이행 때 채무의 변제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채권자(금융기관)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물적담보와 인적담보로 나눌 수 있다.  법적으로 취득 제한이 없다면 모든 자산, 권리등을 담보로 취득할 수 있지만 금융기관에서는 법적 소유권이 확실하고 가치의 변동성이 작으며 환가가 용이한 자산의 종류(부동산, 예금, 채권, 주식)를 선별하여 담보취득 가능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담보의 가치 인정비율은 담보권을 행사했을 때 회수가능한 금액을 산출하여 적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70%, Primary Home의 경우 80%, 재고자산의 경우 50%, 매출채권의 경우 80% 등을 적용한다. 즉,  과거 금융기관에서 담보권을 행사했을 때 감정가 100%을 기준으로  담보의 종류에 따라 회수할 수 있었던 비율을 의미한다.  

물적담보의 대표적인 예로 부동산과 UCC를 들 수 있는데 먼저 부동산 담보에 대한 설명을 드리면,   부동산에 대한 감정과 환경조사를  통해 담보가치가 적정한 지와 환경오염에 대한 이슈가 없는 지를 조사한 후  Title Company로 부터  Ownership확인(매매의 경우에는 소유권 이전을 포함) 및 저당권을 설정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에는 포괄 근담보라는 제도가 있어 A라는 채무자에 대해 담보를 설정하게 되면 A가 가지고 있는 현재 및 장래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게 된다. 미국은 대출과 담보가 1:1의 형태로 존재하여 해당 대출이 상환되면 다른 대출이 있더라도 그 담보를 활용할 수 없다. 한국의 포괄 근담보 제도가 비용 측면에서는  유리해 보이나 채무부담 측면에서는 채무자의 현재 및 장래의 모든 포괄적 채무를 담보한다는 특성때문에 사회적인 이슈가 있었다. 그 이후 점차 미국의 경우처럼 특정 근저당화(대출과 담보가 1:1의 개념)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부동산과 함께 물적담보의 또 하나의 대표적인 예가 UCC인데 이는 Uniform Commercial Code의 약어로  재고자산, 매출채권, 집기, 영업권 등을 망라하여 기업(비니지스)를  포괄적으로 담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고 담보설정하는 것을 UCC-1이라고 한다. 금융기관에서는 환가가 확실한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을 제외하고는 UCC만을 담보로 대출을 하기를 꺼려하는데 이는 영업에 사용되는  유동자산은 매일 변동되고 영업권은 사업실적이 악화되면  가치가 거의 없을 수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는 Title Company(주에 따라서는 변호사)가 개입되어 소유권의 이전을 확실하게 해주는데 반해 비지니스 매매는 간혹 Seller와 Buyer간에만 이루어져 Buyer가 소유권 이전 및 담보권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은 채 매매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아무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나 나중에 Buyer가 인지하지 못한 대출 등이 나타나 Seller를 대신해서 갚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비지니스 매매 시에는 반드시 관련 정부 사이트를 통해 UCC조사를 해보길 권한다. 

인적담보 는 흔히 보증이라고 하는데 금융기관에서의 보증은 연대보증이라 하여 보증인이 여러 명이 있다 하더라도 각자가 대출금 전체에 대하여 변제할 의무를 지게 된다. 예를 들면 대출금이 1백만불, 연대보증인이 4명이면 금융기관에 채무자를 대신해  변제할  책임이 각자 25만불이 아닌 1백만불이라는 것이다.  

물적담보와 인적담보에 대한 설명을 하다 보니 불현듯 3~4년 전 한국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아가씨 담보대출’이 생각난다. 약 1,500억 원의 불법대출이 나갔는데 이 가운데 변제된 원금은 약 300억 원에 불과했다.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 관계자뿐만 아니라 대출을 받은 유흥업소의 업주도 사법처리 되었다.  금융기관 임직원과 채무자가 결탁한 불법대출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사고를 접할 때 마다 정도를 걷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고창오 부행장은 신한은행 기업 여신심사 팀장, 신한은행 아메리카 심사본부장을 역임, 현재는 한미은행 달라스 론센터 부행장으로 재직 중인 기업대출 분야 전문가다. 201-988-3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