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균 법률 칼럼 | 비숙련직을 통한 영주권 취득

취업을 통한 영주권 취득과 관련하여 도넛가게의 베이커나 식당의 서비스직 등으로도 영주권 취득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취업영주권 수속 과정에서는 비숙련직 노동자라고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취업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Labor Certification(LC, 노동인준서) 수속 과정과 국무부의 이민비자쿼터와 관련해 비숙련노동자의 영주권 취득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LC 발급여부를 심사하기 위하여 2005년부터 연방노동부에서 운영중인 PERM(Program Electronic Review Management) 시스템은 취업영주권을 취득하는 절차를 획기적으로 변경시켰다. 특히 비숙련노동자들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직종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PERM 이전에는 대부분의 비숙련노동자들이 종사하는 직종들을 ‘Schedule B’라는 그룹에 포함시켰다. ‘Schedule B’에는 미국에 충분한 노동인력이 존재하고, 외국인의 고용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환경에 적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되는 직종들을 포함했다. 대표적으로는 베이커, 캐시어, 가사도우미, 육체노동자, 리셉션니스트, 타이피스트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직종들을 통한 LC 신청은 심사가 무척이나 까다로워 승인되는 케이스가 매우 드물었다. PERM 시스템에서는 이전의 ‘Schedule B’ 조항을 삭제하고, ‘Schedule B’에 포함됐던 비숙련 직종들도 형식적인 측면에서 취업이민 3순위의 전문직이나 숙련직과 동일한 수속과정을 밟아 LC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다음에 설명하는 바와 같이 내용면에서는 전문직이나 숙련직과 분명한 차이를 뒀다. 가장 뚜렷한 차이는 연방 노동부에서 직종에 따라 다르게 부여하는 SVP(Specific Vocational Preparation) 등급 혹은 Job Zone 등급의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등급들은 직종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경력이나 학력 정도를 구분하는 것으로, 등급에 따라 비숙련직종을 다른 전문직종이나 숙련직종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가령 비숙련직종은 2년 이하의 경력이 요구되는 모든 직종을 포함하는데, SVP등급으로는 1에서 6, Job Zone 등급으로는 1에서 3에 걸쳐 분포돼 있다. 이 등급은 고용주 의사와는 상관없이 연방노동부에 의해 직종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다. PERM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취업을 원하는 미국노동자가 아무런 경험이나 기술이 없더라도, 고용된 후에 작업장에서 합리적인 기간동안 훈련을 통해 직종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다면, 고용주는 취업을 희망하는 미국노동자를 절대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기간이란 대체로 3개월이나 그 이하를 말하는데, SVP 등급으로는 1에서 3, Job Zone 등급으로는 1에 해당되는 직종들을 포함한다. 이 등급에 해당되는 직종들로는 식당의 서비스직 종사자들 (웨이터나 웨이터리스) 혹은 케시어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직종들은 영주권 신청을 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도넛가게의 베이커, 식당의 일반 요리사 (주방장은 제외)나 리셉션니스트 등은 SVP 등급으로는 4에서 5, Job Zone 등급으로는 2 에 해당되는 직종으로서, 3 개월이상 1년 정도의 직업훈련이 요구되는 직종들이다. 이들 직종들은 아무런 경험이나 기술이 없는 미국노동자도 고용된 후 작업장에서 훈련을 통해 직종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소위 ‘합리적 기간’ 보다는 오랜 숙련 기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직종들 보다는 영주권 신청을 하기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 충분한 노동인력이 존재하고, 외국인의 고용이 미국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환경에 적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되는 직종들의 범주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영주권 신청에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숙련직종의 영주권 신청에서 주목할 또 다른 점은 비숙련직이 전문직이나 숙련직과 동일한 취업이민 3순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국무부의 비자쿼터에서 연간 최대 10,000개를 넘지 않도록 고정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1997년 11월에 통과된 법령에 의해 현재는 연간 5,000 정도의 비자만 배당되고 있다. 그에 비하여 취업이민 1, 2, 3순위에 배당되는 비자는 각각 연 40,000개이며, 취업이민 3순위는 1순위나 2순위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은 비자를 함게 사용할 수 있어 실제로는 연 40,000개를 훨씬 상회하는 비자를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비자 쿼터는 LC를 신청할 시기나 LC의 결과가 나오는 시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비숙련직종으로 어려운 과정을 통해 LC를 취득한 이후에, 영주권 신청서를 접수하거나 영주권 신청서를 접수한 후 영주권 승인을 받을 시기에 이르면, 부족한 숫자의 비자쿼터에 의해서 상당한 기간동안 적체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비숙련직종을 통해 영주권 신청하시는 분들은 위 내용들을 숙지하시고, 자신의 계획과 상황을 살펴보고, 변호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히 결정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