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해주는 희생적인 부모와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되 아이가 감당해야 할 분량은 감당하게 하는 부모, 누가 더 나은 부모 역할을 하는 걸까. 세 자녀 부모인 나나 내 학생 부모들을 볼 때 두 번째가 답 같다.
내 경우, 첫째나 둘째는 레슨이나 과외를 멀리서 다닌 것 때문에 몇 시간이고 기다리는 건 당연한 일과였는데 막내는 편하게 살다 보니 기다리는 건 생각도 못한다. 가령 두 딸들은 책만 있으면 어디서든 몇 시간이고 기다리면서 불평 한마디 없었는데 막내는 정반대다. 도서관이든, 과외에서든 오래 앉아서 기다리는 걸 하지 못한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어릴 때의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찮아 보였던 이 작은 훈련이 인생을 버텨낼 근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막내에 대해 후회스럽다.
여름 방학이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SAT I, II, 학교 성적까지 다 나온 12학년 학생들은 슬슬 대입 지원에 쓸 에세이 준비나 가을에 스펙이 될만한 경력이나 경시대회 준비를 하거나 일을 하며 돈 버는 게 얼마나 힘든지 체험을 할 것을 권하고, 아직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이번 섬머를 통해 마지막 시험 준비를 하라고 권한다. 11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본격적인 대입 준비의 첫 관문인 내셔널 메릿 스칼라가 되기 위해, 그리고 12학년까지 시험을 치르고 싶지 않다면 이번 섬머에 올인해서 SAT 공부를 끝낼 각오로 공부해야 한다.
또 봉사활동과 과외활동도 병행하면서 바쁜 섬머를 보내야 한다. 성적과 과외활동, 에세이를 보면 그 학생이 어떻게 살았는지 보인다.
학교 성적은 그 학생이 얼마나 성실했는지 입증해 주고 SAT 성적은 리딩을 통해서는 이해력과 분석력을, 작문을 통해서는 언어에 대한 감각을, 수학을 통해서는 수학적 사고와 논리, 문제 해결 능력이 평가된다.
지난 2년간 바뀌지 않은 5가지 대입 에세이의 주제를 보면, 살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성장한 경험이 없으면 에세이를 어찌 쓸까 싶다. 에세이 주제를 보면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지원자들에게서 어떤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지 알 수 있다. 아마도 이런 관심은 대학 에세이만이 아니라 어떤 사람을 알고 싶을 때 묻게 되는 가장 보편적인 질문이 아닐까 싶다.
에세이를 들여다 보면 지원자의 성격, 성향, 지난날의 삶을 알 수 있다. 인재를 발굴해내려는 대학일수록 지루하거나 진실성이 없어 보이는 에세이의 지원자에겐 관심이 덜 간다. 그것도 에세이 한편을 읽는데 몇 십분도 안되는 시간적 제한과 읽어야 할 다른 지원자들의 에세이가 산적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좌절이나 실패를 통해 배워 후에 성공을 이뤄냈던 일이나 사건에 대해서 쓰길 원하고 있다. 어떤 신념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도전해봤던 경험도 좋은 주제다.
어떤 문제에 직면했다가 그걸 해결해 가는 과정에 대한 스토리도 좋다. 이는 보다 전문적이면서도 독특한 내용일수록 더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물론 다양한 성취 및 성과를 거둔 개인적인 노력과 목표들에 대해 서술하는 것도 에세이 주제로는 적격이다. 문제는 구체적인 경험을 들어 에세이를 써 내려가야 하니 실제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낸 라이프 스토리가 없는 경우 난감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부터 SAT가 바뀌며 시험을 치른 학생이 결과를 아는 것도 예전보다 시간이 배로 걸리고 있다. 예전에는 시험 후 3주면 알 수 있었는데 새 SAT 시험으로 바뀐 후 6월 4일 시험 결과가 7월 21일에 나온다고 한다.
Texas A&M이나 UTD 대학 웹사이트에도 Guaranteed Admission이나 Assured Admission의 개정 SAT 점수에 대해선 아직 결정이 나지않아 곧 알려주겠다고만 명시돼 있다. 지금까지는 두 대학 모두 작문 점수를 Assured Admission에 넣지 않고 리딩(800점 만점) 점수와 수학(800점 만점) 점수만 합해 1200점이 되면 합격 가능성을 뒀는데 개정 SAT 점수에서는 리딩이 400점이 만점, 수학은 800점이 만점이라, 리딩과 수학만 계산한다면 만점 자체가 1200점이 되는 점수 제도이기 때문에 기존의 1200점 이상 기준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예전 점수와 새로 바뀐 점수를 비교해 보려면 칼리지 보드 웹사이트에서 SAT Score Converter에 점수를 입력해 보면 새 SAT에서 몇 점 정도 받아야 예전 시험 점수와 같을지 비교할 수 있다.
칼리지보드 웹사이트에 나온 SAT Score Converter에서 몇 점수를 넣어 보았더니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개정 SAT 점수로 1500점을 받았다면 예전 점수로 환산해 보면 2110점이 된다. 수학에서 800점을 받았으면 예전 SAT 점수로 환산하면 똑같은 800점이 되지만 개정 SAT 시험에서 리딩 + 라이팅 합해 700점을 받았다면 이 점수는 예전 SAT 점수로 환산하면 1310점(리딩 + 라이팅 토탈 1600점 만점)이 된다.
거꾸로 기존 SAT 수학에서 800점, 리딩에서 750점, 작문에서 750점을 받아 토탈 2300점을 받았다면 개정 SAT에서는 1570점이 된다. 만약 수학에서 750점, 리딩 800점, 작문 750점을 받았다면 개정 SAT에서는 토탈 1550점수가 된다. 만약 수학에서 750점, 리딩 750점, 라이팅 800점을 받았다면 개정 SAT에서는 토탈 1550점이 된다. 이 세 경우를 보았을 때 수학에서 800점을 받았다면 토탈 점수가 리딩이나 작문에서 800점을 받는 것보다 20점 더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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