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호 변호사의 이혼법정 이야기 (4) – 우리가 부부라니?

연인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네.  노랫말 중 일부다.  결혼식이나 혼인신고 없이 동거중인 분들이 있다면 한번쯤은 그 관계의 성격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참으로 남녀간의 애정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의 끊임없는 주제이다.  그런데 이런 그들만의 관계에 법이란 것이 간여하게 되면 문제가 좀 더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혼문제도 복잡한데 애초에 아주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두 당사자 사이에 혼인관계가 실제로 성립되었는지의 여부다. 사실혼이라는 것이 있다.  흔히 “Common Law Marriage”라고 하는 것으로 “관습법상 혼인” 혹은 “사실혼”이라고 번역된다. 텍사스 주는 이러한 사실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주다.  그런데 종종 사실혼에 대한 오해가 있다. 남녀간에 어느 정도 오랜 기간을 함께 살다 보면 인정해주는 혼인관계 정도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다.  그렇게 간단치는 않다. 텍사스 주에서 사실혼으로 인정받으려면 세가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둘이 결혼하기로 동의했는지의 여부이다.  아무리 같이 살았어도 둘 중 하나라도 그 관계가 혼인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사실혼이 될 수 없다.  둘째, 텍사스 주 내에서 부부로서 동거를 했어야 한다.  서로 뚝 떨어져서 가끔씩 만나 얼굴 보는 사이라면 사실혼이 아니라는 얘기다.  셋째, 주위 사람들에게 둘이 부부라는 것을 알렸어야 한다.  남들에게 그저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로 소개하고 다니고 부부처럼 행동하지 않았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받기 힘들다.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을 그냥 “오빠”라고 부르고 다녔다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사람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현재 관계가 사실혼으로 인정받기를 바라는 커플도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인정받기를 바라지 않는 커플도 있을 것이다.  사실혼이 법률 문제가 되는 경우는 주로 두 사람 사이에 서로 입장차이가 있을 때이다.  특히 이혼법정에서 사실혼의 여부에 대한 당사자들의 분쟁은 주로 재산분할 문제와 관련이 있다.  나눠 주기 싫은 쪽과 좀 더 가져가려는 쪽의 분쟁인 것이다.  이민법 문제에서도 각종 이민법 관련 수속중에 혼인관계를 증명해야 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두 사람의 사실혼 관계를 보다 공식적으로 문서를 통해 인정받고 싶다면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현재 두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카운티 사무실에 가서 “사실혼 신고서(Declaration of Informal Marriage)”라는 간단한 양식을 작성하여 접수시키면 된다.  이 양식을 작성하는 것은 위의 세가지 사실혼의 요건을 두 당사자가 모두 자발적으로 인정하는 절차이다.  더불어 아무리 사실혼으로 혼인관계가 성립됐다고 해도, 이혼은 반드시 이혼법원을 통해 마무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다 헤어진 경우다. 이런 경우 이혼신청은 서로 별거한 시점으로부터 2년 내에 하기를 권한다.  별거후 2년이 지나도 이혼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이혼법원이 그 둘의 관계를 사실혼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녀가 함께 사는 형태는 다양하다.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경우도 있고, 그냥 함께 사는 경우도 있고, 결혼식은 올렸는데 떨어져 사는 경우도 있고, 같이 사는데 그냥 친구사이 혹은 룸메이트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욱이 그런 복잡한 삶의 형태가 비단 남녀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지난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미국내에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 놓았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이성간은 물론 동성간에도 언제든지 혼인관계를 둘러싼 법적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변호사와 한 번 상담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인호 변호사 T. (972) 670-6544 hwang@askhwang.com www.askhw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