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성적 3요소인‘SAT, 고교 GPA, AP’준비

이제 한 달 후면 12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지원할 대학 선정과 에세이 초안에 들어가야 한다. 대학은 드림 대학, 매치(match) 대학, 안정권 대학 3 그룹으로 나눠 각각 3개 대학을 택하는 게 좋다. 더 많은 대학에 지원해도 무방하지만 내 아이들의 경우는 7-8개 대학에 지원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대학을 너무 많이 지원하면 에세이 쓰는 것도 힘들어서 그 정도로 했는데 결과는 좋았다. 
드림 대학은 말 그대로 현재 나의 성적이나 스팩으로는 합격 가능성이 낮은 대학이지만 꼭 가고 싶은 대학이다. 이런 대학도 지원을 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매치 대학은 내 현재의 성적과 스팩으로 가능성이 반반인 대학이다. 안정권 대학은 충분히 합격할 것 같은 대학인데 이 때 합격해도 가고 싶지 않은 대학이라면 곤란하다. 합격되면 기쁘게 갈 수 있는 대학이어야 한다. 
학교 성적 탑 1%, SAT 하이 2300대(개정 SAT는 1550대), SAT 서브젝트 테스트 2∼3개 평균 760점대, 내셔널 메릿 파이널리스트, AP 스칼라(최소 AP Scholar with Distinction) 등의 성적에 스테이트급 이상의 수상 경력의 스펙이라면 조기 지원에서 어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기가 망설여진다. 어얼리 디시전이 합격 확률은 높지만 드림 대학이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스탠포드 대학(HYPS) 중 하나에 있다면 이 대학들은 모두 싱글 초이스 액션인 대학들이라 이외의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들에 진학하려면 HYPS 꿈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두 딸들 경우엔 HYPS의 미련 때문에 어얼리 디시전으로 대학에 지원하지 못했는데 막내에게는 어얼리 디시전의 카드를 이용하라고 조언할 예정이다. 막내는 바이올린과 학교 오케스트라 활동을 오래 했는데 1년간 레슨도 쉬고, 여름방학이라 학교 오케스트라 활동도 없는데 전혀 음악이 그립지 않다니 그 쪽은 아닌 것 같다.
그나마 막내는 학생인 이상 학교 공부나 SAT 공부는 꼭 해야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공부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AP Word History에서 5점 받는 건 당연한데도 나는 칭찬해줬다. 9학년 때 AP Biology 시험 공부한다고 AP Human Geography 공부 못한 채 시험 보러 갔다가 두 과목 다 망친 결과를 맛본 막내가 AP World History에서 5를 받았으니 그나마 기특해서다. 어쨌든 AP Scholar with Distinction 어워드(5 과목 이상의 AP 시험에서 평균 3.5 이상, 각 시험 최소 3점 이상)는 쉽게 받을거니 AP 시험 걱정은 안해도 된다.
단지 10학년 때 Pre-Calculus 수업을 끝냈으니 6월에 SAT 서브젝트 수학과 월드 히스토리 시험을 봤으면 좋으련만 끝내 11학년에 한꺼번에 다 보겠다며 미루는 걸 설득 못한 내가 한스럽다. 둘째가 내년 5월엔 자기 대학 졸업식에도 와야 해서 학교 수업도 빠질 수 밖에 없을텐데 미리 좀 봐두지 왜 미루었냐며 막내와 나를 동시에 나무란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보는 게 주 특기인 아들의 말을 왜 들어 주었을까 싶다.
그래도 내 과외 숙제만큼은 꼭 해 오는 막내가 고맙기도 하다. 과외 학생들 중에도 이 핑계 저 핑계 대가며 숙제를 다 안 해오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물론 열심히 해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학교를 다닐 때는 다들 피곤하고 지쳐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아침에 공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맘껏 쉬는 게 필요하다. 아이비리그 같은 힘든 대학에서도 일주일 내내 공부하는 학생들은 없다. 금요일에는 파티로 밤늦게까지 놀고 토요일에는 학교 밖에서 자원봉사자로 봉사하고 일요일에는 밀린 빨래며 숙제를 하는 게 일상이 된다. 스트레스를 방출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경쟁력 있는 대학에 가서 살아 남기조차 힘들게 된다. 
아이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독립’이라는 걸 실감하며 산다. 대학에 아이들을 보내본 부모들은 알 것이다. 대학은 ‘떠나 보냄’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대학 졸업 후 직장 3년차인 첫째는 이제 1년에 한번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연휴에 와서 1주일 정도 함께 지내는 걸로 만족해야 한다. 물론 휴가가 더 있지만 나머지 2주는 자신만의 휴가로 쓴다. 
아직 대학생인 둘째는 여름방학마다 인턴십으로 나가 있던 첫째와 달리 올해 여름에 집에 와있다. 로스쿨을 갈지 안갈지는 나중에 결정하더라도 일단 로스쿨 시험은 봐 두는 게 낫다며 준비하는 중이다. 9월에 치를 LSAT 준비로 바쁘다면서도 하이스쿨 시니어 내 학생들의 에세이를 봐주라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둘째가 메디컬 스쿨을 지원하려는 자기 친구들의 에세이까지 봐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도 안다. 그러나 후배들을 도와 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라고 말하니 믿어주기로 했다.
둘째에 비해 첫째는 이런 면에선 야박했다. 내가 부탁하면 먼저 SAT 점수, 학교 성적 물어보고 거기서 통과되면 또 스펙 묻고 거기서 통과된 아이들 에세이만 읽고 교정을 해줬다. 당시 SAT 에세이에서 만점 12점을 받은 첫째였다. 그래서 내 학생들 SAT 모의 고사를 치를 때 에세이 점수를 부탁했더니 딱 1명의 에세이만 칭찬하고 나머지는 야박하게 점수를 줬다. 나는 내용만 주제에 맞고 결론과 서론이 일치하고 전체 구조가 설득력있게 전개됐으면 최소 4점은 주는데 첫째는 그 정도에 그치면 4점 주기도 아깝다 혹평을 하곤 했다. 이제 개정 SAT는 에세이가 선택으로 바뀌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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