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하이스쿨 졸업 시즌이 되면 달라스 모닝뉴스에서는 귀감이 될만한 졸업생을 찾아 기사를 올린다. 올해는 히스패닉계 여학생, 남학생이 그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6월 첫 주엔 어빙 하이스쿨의 수석 졸업자, Luis Govea의 스토리로, 지난 주엔 메키니 보이드 하이스쿨의 수석 졸업자 스토리로 달라스 뿐만이 아니라 한국 뉴스에도 나왔단다.
어빙 하이스쿨 수석 졸업자 Luis Govea 군은 7학년 때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올 당시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소년이 5년만에 하이스쿨 수석 졸업이라는 신화를 이루더니 올 가을부터 전액 장학금(full scholarship)을 받고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하게 된다. Luis Govea 군의 수석 졸업과 스탠포드 대학 입학을 대서 특필한 기자는 Luis Govea 군의 이런 성공은 텍사스가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기에 그의 성공은 바로 텍사스의 자부심이라고 기사에 쓴 걸 읽었다.
2년전 내 학생 중에서도 7학년 때 한국에서 와 코펠 하이스쿨에서 1등으로 졸업해 듀크 대학에 간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이 졸업할 때도 미들 스쿨의 ESL 교사, 교장, 그리고 교사, 학생들이 그의 1등 졸업 소식에 놀람과 감탄의 축하 인사를 해줬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 학생이 1등 졸업을 하는 걸 보며 ‘의지의 한국인’이라 했는데 여기도 ‘의지의 멕시코인(히스패닉)’이 있구나 감탄했다.
지난 주에 미국 전역과 한국에까지 보도된 메키니 보이드 하이스쿨의 수석 졸업자 Larissa Martinez는 졸업 연설에서 자신이 불법 체류자 신분임을 밝힌 다소 충격적인 뉴스가 있다. 그녀는 올 가을에 퀘스트 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예일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Martinez의 어머니는 알코홀릭 남편으로부터 자신과 아이들(Martinez와 어린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6년전 여행비자로 미국에 건너왔다. Martinez 가족은 지금 7년째 영주권을 신청해 놓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Martinez는 졸업 연설에서 자신이 불체자 신분임을 밝히는 이유를, 미국에 수 많은 불체자 가정의 자녀들도 미국 시민권자들처럼 꿈을 갖고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Martinez는 한 칸 짜리 방에서 어렵게 살았지만 그녀를 위해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엄마를 위해, 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7학년 여름 방학 바로 전에 멕시코에서 텍사스로 온 그녀는 그 해 섬머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은 덕분에 학교가 시작됐을 때 한 달 만에 ESL 클라스에서 advance 영어 수업으로 바꿀 수 있었다고 한다. 9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1등을 놓치지 않은 그녀의 공부 비법은 독서에서 시작됐다고 봐도 과장이 아닐 듯 싶다. 비행기를 탈 수 없는 처지의 그녀가 차와 기차를 타고 3일 만에 예일 대학 캠퍼스에 도착한 이야기는 예일 대학에서도 전례없는 스토리가 될 것 같다.
이런 성공 신화들은 언제나 어른이 된 부모 세대에는 감동인데 정작 감동과 도전을 받아야 할 우리 아이들에겐 강 건너 불 구경이니 안타깝다. 쉽게 포기하고, 편안함에 안주해 도전의식을 잃어버려가는 우리 아이들의 세대가 걱정이다. 경쟁심리, 치팅, 점수주의라는 부정적인 측면 때문에 하이스쿨 수석, 차석 졸업생 제도를 없애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뤄야 할 ‘꿈’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자신을 채찍질 해 달려 나가는 이런 학생들의 스토리는 또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이스쿨 졸업시즌이 되면 제일 먼저 플레이노 웨스트 하이스쿨 수석, 차석 졸업생의 대학 진학을 찾아 보게 된다. 지난해에도 수석, 차석 졸업생이 하버드, 프린스턴에 진학했던 것을 떠올리며 찾아 보았더니 역시 올해도 수석, 차석 졸업생이 모두 여학생으로 하버드, MIT로 가기로 결정했단다. 하버드에 진학하는 여학생의 수상, 리더십, 활동을 보니 입이 안 다물어질 정도다. 수많은 국제 과학 경시대회에서 상위권으로 입상하고 작곡으로 텍사스에서는 매년 1등, 전국 대회에도 입상한 기록을 갖고 있다. 솔직히 이런 학생의 성과는 감동이라기 보다는 워낙 유전자가 탁월한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달라스의 메그니틱 프로그램의 하이스쿨들은 무서운 속도로 탑 대학 입학자들을 내놓고 있다. 플레이노 학군은 플레이노 웨스트 한 학교가 우세한 것에 비해 달라스 학군은 영재교육(Talented and Gifted) 학교가 뛰어나다. 한인 학생들은 플레이노 웨스트나 Talented and Gifted 프로그램에선 찾아 볼 수 없어 우리와는 거리가 먼 것 같기도 하지만 언젠가 한인 학생들도 좋은 소식을 들려줄 날이 올 것이다.
달라스 학군에서는 Maceo Smith New Tech High School의 수석(UCLA 입학), 차석(Texas A&M), Barak Obama Male Leadership Academy 수석(포모나 대학), 차석(햄톤 대학), Booker T. Washington High School for the Performing and Visual Arts 수석(스탠포드), 차석(하버드), Judge Barefoot Sanders Magnet Center for Public Service 수석(조지타운), 차석(콜럼비아), School for Science and Engineering 수석(스탠포드), 차석(하버드), School for the Talented and Gifted 수석(프린스턴), 차석(베일러)로 진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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