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6월19일부터 25일 까지 지금은 고인이 된 피아노의 거장 빈 클라이번(Van Cliburn)이 오랫동안 살았던 포트워스 다운타운에 있는 Van Cliburn Recital Hall과 Bass Performance Hall에서 제7회 클라이번 국제 아마추어 피아노 콩쿨(Seventh Cliburn International Amateur Piano Competition)이 열립니다. 이 기간 동안에 전문 피아노 연주자가 아닌 다양한 직업을 가진 35세 이상의 전 세계의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자들이 포트워스 다운타운에 모여 피아노 경연을 벌입니다. 4년 마다 열리는 클라이번 피아노 국제 콩쿨과는 달리 아마추어들이 마련하는 경연장은 팽팽한 긴장 보다는 음악을 즐기는 축제의 장과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우리가 사는 달라스 지역에 이렇게 수준 높은 다양한 음악축제의 장을 개척한 피아니스트 빈 클라이번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반 클라이번은 1958년 첫 번째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콩쿨에서 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우승하였습니다. 당시 소련이 주최한 차이코프스키 콩쿨은 소련의 문화적 우수성을 자랑하기 위해 이 콩쿨을 개최했는데 이 냉전의 시대에 그것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콩쿨의 우승자가 아이러니컬하게 미국인 반 클라이번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는 20세에 Levintritt Award를 받으면서 카네기 홀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고 차이코프스키 콩쿨 우승을 계기로 RCA음반사에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 번을 녹음하게 되는데 이 앨범은 100만장 이상 팔린 첫 번째 Classical 앨범이 되었으며, 그 이후 10여 년 동안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였습니다. 반 클라이번을 향한 관객의 기립박수는 시간의 연착을 어느 누구도 느끼지 못할 만큼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거장의 힘은 바로 이런 곳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요?
오래 전 일입니다. 포트워스 다운타운에서 20세기 최고의 거장이라 할 만큼 위대한 연주자 바이올리니스트 이작 폴만과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날이 있었습니다. Fort Worth Symphony에서 반 클라이번을 초청하여 그에게 명예상을 수여하고 그의 친구 이작 폴만이 베에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하는 이벤트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가 기억하는 그날의 연주회는 완전히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황혼으로 접어든 반 클라이번이 먼저 입장하고 로라 부시, 플라시도 도밍고 등 각계 중요한 인사의 영상편지가 그대로 Bass Hall로 타진되었습니다. 바이올린 거장 이작 폴만이 베에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연주는 모든 나무 잎사귀를 떨어뜨려버린 진하디 진한 홍시를 연상할 만큼 완숙한 여유와 기교 그리고 표현, 내가 그렇게 바라던 모두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음악, 그래서 진정한 연주는 연주자와 관객이 이뤄내는 하나의 호흡에서 완벽해 질 수 있다고 하였는가? 러시아의 야샤 하이페츠와 더불어 20세기의 가장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그는, 야샤 하이페츠가 사망한 후 많은 사람들로부터 왜 오늘날 바이올린의 주요 레퍼토리를 가장 훌륭하게 연주할 수 있는 연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지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그가 최고의 거장이라고 칭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그의 현란한 기교에서만이 오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객석을 향한 매너, 그리고 소아마비란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었던 엄청난 정신력, 비록 유대계의 엄청난 파워가 내면 속에 있다 할 지라도 그는 역시 20세기 아니 21세기를 이은 거장임에는 분명합니다.
★ 웹사이트: www.cliburn.org
★ 연주장소: Van Cliburn Recital Hall and Bass Performance Hall
★ 경연기간: June 19–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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