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연합감리 교회 박은아 사모칼럼: 엉망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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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은 여자아이예요. 
이름처럼 머리카락도 엉망진창이죠. 방도 엉망진창이고요. 밥도 정말 엉망진창으로 먹어요. 그리고 늘 한눈을 팔다가 지각하기 바로 직전에 늘 학교에 뛰어 들어가죠. 
엉망진창은 수업시간에도 가만히 앉아있질 못해요. 이쪽으로 앉는가 하면 어느새 저쪽에서 폴짝폴짝 뛰어 다녀요. 선생님이 질문이라도 하시면 “저요! 저요!” 다른 친구들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대답하지요. 친구들에게도 독특하게 행동하기도 해요.

“엉망진창 얌전히 서 있어!” 선생님께서 많이 화가 나셨나봐요. 
“하지만... 하지만... 저는 하늘로 훨씬 날아오르는 백로인걸요” 
“경고로 울상 스티커 한 장!” 선생님이 정말 화가 나셨어요. 

엉망진창은 몹시 슬퍼졌어요. 노란 울상스티커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엉망진창이 좋아하는 것은 빨갛고 예쁜 미소 스티커예요. 엉망진창은 자신이 엉망진창이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문득 벽을 쳐다보니 엄마가 써놓은 쪽지가 잔뜩 붙어있었어요. 

“숙제를 10분하고 잠시 쉴 것, 꼭 알람을 맞출 것, 무슨 일을 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할 것,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안돼! 학교 준비물 확인. 엄마는 엉망진창을 너무 사랑 한단다”

모두 어떻게 하면 엉망진창 되지 않는지 가르쳐주는 것들 이예요. 엉망진창은 갑자기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이렇게 마음을 먹었어요. 엄마에게 아주 멋진 생일 선물을 드리기로 말이예요. 이쪽으로 저쪽으로 엉망진창은 오후 내내 무척 바빴어요.
그리고는 마침내 “짜잔~ 엄마 여기 멋진 선물 이예요. 착하고 얌전한 꼬마 천사랍니다.”
엄마는 기뻐서 엉망진창을 꼭 안아주었어요. 사랑이 듬뿍 담긴 뽀뽀도 아주 많이 해 주었지요. 그때였어요 엄마도 엉망진창에게 주고 싶은 것이 떠올랐어요. 바로 엉망진창이 좋아하는 그네예요. 오늘 엉망진창과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선물을 받았답니다.

엉망진창 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추이용엔의 엉망진창이라는 그림책입니다. 보여지는 모습은 엉망진창 이지만 나름대로의 동기와 의미와 가능성을 표현하는 행동들이었지요. 아이들은 모두 다르고 어른들도 모두 똑같을 수 없지요. 하나의 기준에 맞게 만 살아야 한다면 상상하고 꿈꾸는 것들이 막혀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동화를 읽다가 다시 성경 말씀에 비추어 보니 겉모습과 자신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생각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저 스스로를 반성해 봅니다. 그 속에 있는 가능성과 가치를 놓치고 쉽게 판단하기도 하지요.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은 이새의 아들로 8형제 중 막내였습니다. 선지자 사무엘이 하나님의 명을 따라 사울에 이은 왕으로 기름붓기 위해 다윗의 집을 찾았지요. 이새의 아들들을 한명 한명 보자니 외모와 조건이 너무 좋아보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선지자 사무엘이 보기에는 왕이 되어도 손색이 없어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무엘에게 하나님께서는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제 중 가장 막내였던 작고 어려 보이던 다윗을 하나님은 그 중심을 보시고 지명하셨습니다. 
좋은 조건과 화려한 외모 그리고 겉으로 보여지는 많은 상황들 속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중심을 잘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어설프지만 중심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경우도 있고, 신앙의 좋은 언어로 포장했지만 하나님의 길이 아닌 경우도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혼잡한 삶의 현장에서도 그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보여지는 눈이 열려지기를 소원합니다. 또 때로는 우리의 모습이 엉망진창일 지라도 우리의 중심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셔서 품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박은아 사모
그리스도연합감리 교회
‘사랑이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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