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준의 쉽게 쓰는 치과 이야기 | 이갈이

밤에 무의식적으로 치아를 가는 것을 이갈이 혹은 Bruxism이라고 합니다. 가족들로부터 이갈이를 한다고 듣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수면 중에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므로 자신이 이갈이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냥 하나의 습관으로 인식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확실하게 이갈이 자체를 멈추는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이갈이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의견도 상당히 분분한데, 스트레스, 치아의 어긋난 부분 조정, 단순한 습관, 근육의 과활성화등등의 의견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치과 치료는 이갈이 자체를 없애기 보다는 이갈이의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가능한 문제점들을 미연에 예방하는 쪽으로 보다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갈이는 어떤 문제점들을 야기할수 있을까요?  
이갈이의 문제점들 
우선, 이갈이는 치아의 씹는 면을 닳게 만듭니다. 이갈이를 심하게 하시는 분들은 치아를 보면 전체적으로 마모되어 치아들이 아주 평평하게 닳아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래된 분들은 치아 내부에 있는 신경이 비춰보이기까지 하는데, 이는 신경에 더욱 쉽게 자극이 가해질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치아의 가장 표면은 법랑질(Enamel)이라는 아주 단단한 층이 보호를 해주는데, 이 부분이 모두 마모되고 나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상아질(Dentin)이 노출되고 이때부터는 더욱 빨리 치아들이 갈리게 됩니다. 평소에 이를 갈아보면 치아도 아프고 주변 근육도 불편해서 강하게 갈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수면 중에 일어나는 경우에는 의식적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강한 힘으로 이갈이를 하는 것을 관찰할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이갈이는 치경부 마모를 일으킵니다. 이갈이를 심하게 하시는 분들은 치아가 맞닿는 부분이 아닌데도 치아의 옆면, 잇몸과 만나는 부분이 깨져나간 것처럼 패인 경우를 많이 볼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이것이 잘못된 칫솔질 때문에 주로 일어난다고 생각했었지만, 최근에는 이것이 이갈이나 강한 씹는 힘 때문인 이유가 큰 이유임이 밝혀졌습니다. 
치아의 옆면은 에나멜층이 뿌리와 만나는 경계이므로 치아에 힘이 많이 가해졌을때 상대적으로 약한 옆면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치과에서 이곳을 메꾸어도 자꾸 떨어져 나간다면 치아의 맞물림이나 이갈이를 체크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번째로 이갈이는 치아자체를 움직입니다. 치아는 잇몸뼈와 가느다란 인대에 의해서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의 치아의 움직임을 허용하고 보호해줍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이 심한 경우에는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서 치아가 충치등의 문제없이 예민해지고 시리거나 불편한 증상이 야기될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갈이는 턱관절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치아와 잇몸, 턱관절은 마치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서로 연관되어 있는데, 매일 무리한 힘이 가해진다면 턱관절에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가해지게 됩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때 턱이 아프거나 뻐근한 증상, 심하면 편두통까지 야기할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이갈이가 있는지 체크해보아야 합니다. 
특히 턱관절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관절원판)가 있는데, 이것이 빠지거나 잘못 위치되어진 경우에는 입을 벌리고 다무는 등의 기본적인 동작에도 통증이 야기되어 고생할수 있으므로 문제가 생기기 이전에 체크하고 턱관절을 보호하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부가적인 문제일 수 있지만, 이갈이 가 심한 분들은 저작 근육도 많이 발달되어 사각턱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갈이의 증상과 징후들
▼ 치아가 닳고 평평해지거나 부서짐
▼ 치아 법랑질의 마모로 인한 치아 내면 노출
▼ 치아민감도 증가
▼ 턱통증이나 턱 근육의 뻣뻣함
▼ 과도한 턱근육의 수축에 의한 귀의 통증
▼ 아침의 두통
▼ 만성적인 안면 통증 
치료법 
이갈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는 신경안정제나, 근육이완제 등의 약물요법, 보톡스, 물리치료 요법 등도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스플린트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수면 중에 입안에 장치를 장착하는 것인데, 위쪽 치아들을 전체적으로 잡아주고 동시에 이를 갈더라도 치아들이 서로 맞닿지 않고, 무리가 가지 않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치아, 잇몸, 저작 근육, 턱관절 모두를 보호할수 있으므로 좋은 치료법이 될수 있습니다. 
장치를 끼고 주무셔야 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불편하거나 수면을 방해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시면 지속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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