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비영리단체인 SFFA(Students for Fair Admissions)가 하버드를 상대로 입시 차별 중지 소송을 연방법원에 신청한데 이어 이번엔 AACE(Asian American Coalition for Education )에서 예일, 브라운, 다트머스를 상대로 입시 차별에 대해 조사를 촉구하는 행정소송을 걸었다. 나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막내가 있어 이 소송들의 결과가 궁금하다.
SAT(혹은 ACT)에서도 아시안의 성적이 늘 상위권에 해당하고, 하이스쿨 졸업자 중 수석, 차석만 따져도 절반은 아시안이 차지하고, 수학과 과학 영재들이 모이는 특목고 역시 절반 이상이 아시안 학생들인데도 아이비리그 대학의 아시안 합격률은 여전히 20% 안팎이다.
20세기 초반 미국 명문 대학들이 입학사정 시 유태인을 차별한다는 비난을 받았는데 지금은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장 많은 타민족이 유태인이 아닐까 싶다.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려면 아시안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곳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할 것이다.
유태인 동문들의 기부 문화는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도 그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아시안들이 최고의 교육이나 재능, 그리고 그 대가로 얻은 부를 사회와 모교에 돌려 줄 때 우리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내가 지도하는 그룹과외에서는 시중에 나오는 몇 권의 SAT 책을 몇 번 반복하며 완전히 익힐 것을 목표로 공부를 하는데 새 SAT 독해 연습에 연속해서 Jane Eyre, Great Expectations, Pride and Prejudice, Mansfield Park, Flappers and Philosophers 클래식 책 내용이 나왔다. 나는 문제를 풀기 전에 지문을 읽으며 반가움에 들뜨는데 정작 학생들은 소설이 나오면 부담스럽단다.
어느 스터디 그룹에서는 한국어든 영어든 이 책들을 읽은 사람 손들어 보라 했더니 한 명도 없어서 하마터면 이러니 SAT 독해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겠네 할 뻔했다. 내가 미들 스쿨 6학년 학생들에게 클래식 북을 읽게 하기 위해 매 수업에 단어 시험 뒤 바로 퀴즈를 보게 했던 거에 대해 내 둘째가 신랄하게 비판을 해 그 후 몇 년간 클래식 북 읽고 퀴즈 보던 것을 중단했던 결과다. 둘째의 비판은 이렇다. 자기는 엄마 때문에 어려서부터 단순히 시험을 보기 위해 클래식 북을 읽어 SAT 독해 실력은 늘었지만 그 당시 그 책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간 게 작가에게 무척 미안하다는거다.
어쨌든 이번 섬머부터 미들스쿨은 다시 클래식 북 정독을 퀴즈로 확인하는 유치한 방법을 쓰기로 했다. 자원해서 읽어 주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대응이다. 매년 섬머를 앞두면 소개하는 독서 목록이 있다.
올해도 나는 이 독서 목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5학년은 크리스토퍼 폴 커티스의 ‘The Watsons Go to Birmingham-1963’, 6학년은 윌슨 로울스의 ‘Where the Red Fern Grows’, 7학년은 톨키언의 ‘The Hobbit’, 8학년은 마크 트웨인의 ‘The Adventures of Tom Sawyer’와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9학년은 존 스타인벡의 ‘Of Mice and Men’, 하퍼 리의 ‘To Kill a Mocking Bird’, 찰스 디킨스의 ‘Oliver Twist’, ‘A Tale of Two Cities’, 해밍웨이의 ‘The Old man and the Sea’, 솔제니친의 ‘One Day in the Life of Ivan Denisovich’, 셀린저의 ‘Catcher in the Rye’, 스티븐슨의 ‘Dr. Jekyll and Mr. Hyde’, 마크 트윈의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10학년은 존 노울즈의 ‘A Separate Peace’, 살린저의 ‘The Catcher in the Rye’, 에릭 머리아의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디포의 ‘Robinson Crusoe’, 토마스 하디의 ‘Tess of the D’Urberville’, 존 노울스의 ‘A Separate Peace’,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찰스 디킨스의 ‘Great Expectation’, 헤밍웨이의 ‘Farewell to Arms’, 워크너의 ‘The Color Purple’, 오웰의 ‘1984’, 셀리의 ‘Frankenstein’, 버지니아 울프의 ‘Jacob’s Room’ 등이 있다.
11학년은 토비아스 울프의 ‘Old School’, 존스타인백의 ‘The Winter of Our Discontent’, 에니 프락스의 ’The Shipping News’, 호우손의 ‘The Scarlet Letters’, 도스토에프스키의 ‘Crime and Punishment’, 로렌스의 ‘Son and Lover’, 12학년은 세익스피어의 ‘Hamlet’, 소포클즈의 ‘Oedipus’, 초핀의 ‘The Awakening’, 도스토에프스키의 ‘The Brothers Karamazov’, 포스터의 ‘A Passage to India’, 제임즈 조이스의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버지니아 울프의 ‘To the Lighthouse’ 등이 있다.
12학년은 팻 콘로이의 ‘The Lords of Discipline’, 헤밍웨이의 ‘The Sun Also Rises’, 제임스 조이스의 ‘The Dubliners’ 등도 있다.
내 두 딸들은 그래도 이 독서 목록의 2/3 이상은 읽었는데 막내는 아마도 1/10도 못 읽지 않았을까 싶다. 더운 여름이 다가오지만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겠는가? 성숙한 하이스쿨 학생들은 작가와 정신적 교감을 나누며 클래식 책이 주는 인생이 깊은 맛을 맛보길 기대하며 아직 어린 미들 스쿨 학생들은 비록 그 책의 절반 아니 1/10도 이해 못하더라도 퀴즈라도 잘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독하길 비난을 각오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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