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은 대개 자기만의 이유가 있어서 치과를 찾습니다. 덧니라든지, 뻐드렁니라든지, 이 사이가 벌어져 있다든지 등등, 뭔가 부자연스러운 자신의 치아 모습을 고치고 싶어 하십니다. 다시 말해서 뭔가 정상적이지 못해 보이는 상태를 해결하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일까요? 어떤 기준 같은 게 있지 않을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위 아래 치아들이 맞물리는 상태를 교합(occlusion) 이라고 부릅니다. 교합이 적절한 경우를 정상교합, 그렇지 못한 경우를 부정교합이라 합니다. 역시 정상교합과 부정교합을 나누는 기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성인 환자분들 중에 정말 심각한 부정교합을 가지고 있으시면서도 실제로 그게 비정상인지 모르고 지금껏 지내오신 분들을 종종 만나곤 합니다. 반대로, 기능적으로나 심미적으로 별로 큰 문제가 없는 교합임에도 아주 미세한 부분에 만족을 못하셔서 교정 치료를 원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습니다. 얼굴이 큰 사람도 있고 좀 작은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는 정상이고 누구는 비정상일까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사실 정상이라는 말은 어떤 범위 안에 속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즉 받아들여질만한 범주에 속한 경우라면 우리는 모두 정상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교합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이 정말 모형에서나 볼 수 있는 완벽한 교합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설사 교정치료를 받았다 해도 그렇게 완벽한 결과를 항상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교정 치료를 통해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얼굴 골격 및 턱뼈가 조화를 이루고, 위 아래 치열이 잘 맞물리며, 기능과 외모에 있어서 적절한 상태를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정상교합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긴 하지만, 딱 하나의 절대적이고 이상적인 상태만 정상이고, 그 외의 나머지는 다 비정상이라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치과에 오시면 교합을 진단하고 가늠하는 여러 가지 도구들이 있습니다. 개중에는 일반인들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도 있고, 전문지식을 동원해서 분석해야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오늘 이 지면을 통해서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이상적인 교합 상태가 무엇인지 정리해보고, 여러분들도 한번 자신의 교합과 비교해보시면 흥미롭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오늘 나눌 내용은 치아에만 한정된 내용입니다.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턱뼈 및 얼굴 전체 골격의 정상기준은 좀더 광범위하기 때문에 다른 기회를 통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70년대에 Andrews라는 의사가 치열 정상교합의 여섯 가지 조건을 정리하였습니다. 교정의사들에게는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논문이지요. 그분에 따르면 정상교합의 요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위아래 어금니 간의 맞물림 관계
<그림 1>과 같이 위쪽 첫번째 큰 어금니가 아래 첫번째 큰 어금니보다 반 칸쯤 뒤로 물리는 상태입니다. 이 상태로 위 아래 어금니가 물려야만 나머지 치아들도 서로 톱니바퀴 물리듯 딱 들어맞을 수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위 아래 송곳니의 관계도 마찬가지로 위 송곳니가 아래 송곳니에 비해 반쯤 뒤에 와야 서로 빗겨 물려서 톱니바퀴처럼 딱 맞게 물리게 됩니다.
<그림1 출처: https://dentodontics.com>
만일 아래 <그림2>들처럼 이 위치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주변 치아들까지도 제 위치에 자리잡지 못하게 되어 정상교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2. 치아들이 좌우로 지나치게 기울어지진 않았나?
개개 치아를 정면에서 보았을 때, 치아의 긴 축이 적절한 각도로 똑바로 서 있어야 합니다. <그림3>과 같이, 앞니부터 어금니까지 정상이라 생각되는 기울어진 각도들이 있으며, 이 이상으로 지나치게 옆으로 기울어지게 되면 다른 치아들의 배열에도 지장을 초래하여 정상적인 교합을 형성하는데 문제가 생깁니다. (다음 회차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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