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울린다. 평소 성격이 급하신 H 사장님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고 부행장! 미국정부에서 금리를 0.25% 올렸다고 하는데 A Bank에 있는 내 대출 좀 저렴한 금리로 Refinancing해줄 수 없는가?” 사장님한테 물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대출의 금리가 몇 퍼센트고, 변동인지 고정금리 인지 확인해 주실래요?” 사장님께서 머뭇거리면서 확신이 없는 듯 “대출금리가 5%인 건 확실한데 변동인지 고정인지는 잘 모르겠네…”
이상의 사례에서 보듯이 대다수 한인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대출의 제반 가격조건을 자세히 파악하지 않고 외형상 보이는 대출금리가 몇 퍼센트인지 정도만 알고 있는 듯 하다. 일반적으로 금전적인 측면의 유불리를 판단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외에도 대출취급수수료(Loan Fee)와 감정료, 환경조사 비용, Title insurance policy 등의 Closing Cost 및 Early Payment에 따른 조기상환수수료 등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보다 더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다.
다른 비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대출 조건 중에서 채무자들이 제일 많이 문의하는 대출가격인 금리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한다.
◎ 금리의 역사 = 곡식의 씨앗을 빌려주고 추수한 후에 빌려준 것에 근거하여 더 돌려받은 것이 최초의 이자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이웃이 무엇인가 필요할 때 상대방의 신용을 보고 빌려주었다가 후에 받는 행위가 일반적이었다고 하니 담보를 요구하는 지금의 은행들보다 신용대출(?)의 노하우가 더 뛰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든다.
은행이 기업 또는 가계에 돈을 빌려 줄 때 적용하는 금리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나눌 수 있다. 고정금리는 대출기간 동안 일정한 금리(예를 들면 5% Fixed for 5 years)가 적용되며, 변동금리는 대출기간 동안 실세 금리에 영향을 받아 대출금리가 변하는 금리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금리가 WSJP(Wall Street Journal Prime), Libor등이다. 일반적으로 대출계약서에 WSJP + 1.5% 또는 Libor + 1% 등으로 표기 되어 있다면 변동금리에 해당된다.
앞으로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되면 변동금리를,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되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정금리는 보통 변동금리보다 1% 이상 높은데 그 이유는 대출기간 동안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정금리 = 변동금리+금리변동 리스크 헷지 비용)
◎ WSJP(Wall Street Journal Prime)과 중앙은행(Federal Reserve Bank)의 기준금리 = 처음 Wall Street Journal이 30개 주요은행의 금리를 조사하여 고시하는 데서 출발하여 현재는 미국의 은행들이 가장 우량한 고객에게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Prime Rate)임을 의미하고 있으며 고객의 신용도 등에 따라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변경되면 이 금리 또한 변경되며 미국 은행들의 많은 대출상품과 신용카드 Loan, 자동차 론 등이 이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매달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금리이다. 매월 물가동향, 국내외 경제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된 기준금리는 은행간 초단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 및 대출금리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물가 및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Fed(미국 중앙은행)는 2004년 금리 인상 때 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마다 금리를 한번씩 올렸다. 2015.12월에는 분기에 한번씩 올려서 그때보다는 느리게 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가 세계경제의 충격, 1~2%P 이상 낮아진 물가와 임금 등을 감안, 현실적으로 지금은 반기에 한 번 인상이 될 듯하다.
London Interbank Offered Rate의 약어로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overnight, one week, 1, 2, 3, 6 ,12 months 등 기간에 따라 다양한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 마이너스 금리 = 최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일본뿐 아니라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민간은행이 중앙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면 지금까진 이자를 줬지만 앞으로는 반대로 수수료를 받겠다는 의미다. 민간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쌓아 놓지 말고 개인이나 기업에 대출을 더 많이 해 시중으로 돈이 흘러 들어 가도록 하라는 취지이다. 만약 예치금이 아닌 전체 자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렇게 되면 은행은 손실을 감당하기 위해 고객의 예금에 대해서도 마이너스금리를 부과할 수 밖에 없다.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에게 비용을 청구하게 되는 것이다. 과연 이자를 받는게 아니라 돈을 내고 예금을 하는 시대가 도래 할까?
금리에 대해서 간략하게 상식적인 수준에서 서술하였다. 이러한 상식과 더불어 한인들이 꼭 갖춰야 할 것이 꼼꼼함이다. 귀찮아하고 꼼꼼함을 멀리하는 게 습관이 되면 사업으로 크게 흥하길 바래서는 안될 것이다. 마가렛 대처가 한 말이 생각난다. “습관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
고창오 부행장은 신한은행 기업 여신심사 팀장, 신한은행 아메리카 심사본부장을 역임, 현재는 한미은행 달라스 론센터 부행장으로 재직 중인 기업대출 분야 전문가다.
201-988-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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