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남편, 그리고 아내 “너무 사랑해서 함께 떠나야겠다” 화이트락 호수에서 조깅 중 정신분열증 전직 텍사스 A&M 풋볼선수에게 무작위 살해 당한 남편 따라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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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이 연이어 발생한 사건이 달라스 근처에서 있었다. 남편은 전혀 안면식도 없는 이에게 이유없는 살해를 당했고, 그 아내는 남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결국 그를 따라 가는 자살의 길을 택한 사건이다. 
패티 스티븐스(Patti Stevens. 54세)는 물리치료사였는데, 지난 25일(일) 서니베일(Sunnyvale)의 브라조스(Brazos) 레인 상의 자택에서 자살한 채 발견됐다. 그녀가 자살한 집은 남편인 데이브(Dave)와 2009년부터 머물던 곳이었다. 
이 부부에게는 자녀는 없었다. 
패티 스티븐스가 자살한 이유는 2주전 화이트락 호수에서 조깅을 하던 중 남편이 전직 텍사스 A&M 풋볼선수에게 이유없는 살해를 당한 뒤 그 고통과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것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남편의 사망 후 모든 뉴스를 멀리하고 또 가해자의 얼굴을 보고싶어하지 않았다. 그러나 밤에는 남편 데이브의 마지막 순간이 떠올라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날이 반복됐다. 
그녀는 지난 22일(목) 친척들을 공항에 라이드해줬다. 남편의 장례식이 일주일 지난 시점에서 친척들도 제자리로 돌아갔고 그녀의 일상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대했다. 실제로 24일(토) 그녀는 이웃인 마이클 나이트(Michael Knight) 씨가 봤을 때 괜찮은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그녀는 차고에 들어가 차에 시동을 켜놓고 차고 바닥에 누웠다. 이 차고는 그녀와 남편 데이브가 함께 가구를 만들던 곳으로 추억이 넘치는 현장이었지만 막상 그녀의 마지막을 준비한 장소가 되고 말았다. 
데이브와 일하던 플레이노의 GE 사무실 동료들이 이날 밤 11시에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일요일 아침에 다시 전화했지만 여전히 받는 사람이 없었다. 이상한 느낌에 경찰에 신고를 했고 일요일 오후 2시 30분경 경찰은 패티의 시신을 발견했다. 
관계 당국은 그녀의 사인을 일산화탄소 질식사로 보고 있지만 그녀의 지인들은 ‘무너진 마음(broken heart)’이 진짜 원인이라고 말한다. 실제 패티는 1주일전 달라스 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에 대한 25년간의 사랑과 그의 죽음에 따른 엄청난 슬픔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9일 그녀는 “데이브는 내 인생의 사랑이었고 그 없이는 나는 의미가 없다”고 울면서 말했다. “사람들은 그가 매우 괜찮은 사람이었고 나에게는 너무 멋지고 좋은 남자였다는 걸 알기 바란다”고 그녀는 덧붙이기도 했다. 
패티는 자살 전 부엌에 자신의 약력을 자세하게 적어놓은 메모를 달라스 모닝뉴스 기자를 위해 남겨놨고 그녀와 남편 사진 몇장을 옆에 유서처럼 남겨놨다. 
이 사건의 비극은 2주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3세인 데이브 스티븐스는 매주 월, 수, 금요일 오전에 화이트락 호수에서 10마일을 달리는 운동을 한 뒤 직장으로 가곤 했다. 그런데 12일 오전 8시경 정신병을 앓고 있던 토마스 존슨(Thomas Johnson. 21세)이 스티븐스를 무작위로 골라 망치로 가격해 살해하는 범행을 한 것. 
스티븐스의 시신은 하루가 넘도록 발견되지 않았다. 패티는 매일 시계처럼 정확하게 생활하던 남편이 집에 오지 않고 전화 연락도 안되자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의 시신을 발견한 그녀는 그 살해사건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지 않을 정도로 공황상태에 빠졌다.
피의자 존슨은 스카이라인(Skyline) 고등학교에서 풋볼 스타였고 텍사스 A&M에서 선수로 잠깐 뛴 뒤 그날로 잠적한 인물이다. 그는 현재 달라스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5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존슨은 범행 후 스스로 911에 전화를 해 자수했다. 
존슨의 부친인 로버트 존슨은 패티의 죽음에 대해 듣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내 아들의 머릿 속에서 들리는 어떤 목소리가 이처럼 연이은 비극을 몰고 오도록 했다니 믿기 어렵다.”
그는 아들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고 말한다. 지난 몇년간 갑자기 악화돼 아들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 “너무 사랑스럽고 너무 평화롭던 아이가 어느날 180도 바뀐 사람이 됐다. 이는 암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고 그는 말한다. 
“암은 사람을 죽인다. 그런데 이 병도 사람을 죽인다. 문제는 암 환자는 병을 인정하지만 이 병은 환자가 인정하지도 않는 무서운 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존슨은 풋볼의 기대주로 NFL을 향한 꿈을 키우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도 병으로 망가졌고, 또 그로 인해 애꿎은 부부가 연이어 죽음을 맞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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