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화가 문정, “미술은 나의 인생, 수필은 나의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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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글쓰기와는 무관하게 살아온 사람일지라도 때로는 무언가를 써보고 싶은 욕망을 느낄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막연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전문적인 화가로 또 미술전문 학원인 ‘드림아트’의 원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문 정 씨, 그녀가 지역 신문에 미술 관련 칼럼으로 쓰기 시작한 지 벌써 15여 년이 넘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글을 보고 느끼며, 또 글이란 살아 움직인다는 생각에 글에 대한 기초를 분명히 하고 싶었고 결국 용기를 내 박인애 시인에게 글에 대한 공부를 자청한 것이 작년 9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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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이번에는 한국의 ‘계간 에세이 문예사’가 공모한 제 45회 본격 수필 신인상 부분에 당선되면서 정식 수필가로 한국 문단에 등단하게 됐다.  
“저에게 그림은 우선 순위를 잡을 수 없을 만큼 ‘절대적’이예요. 미술적인 재능의 유무를 떠나서 대체할 수 없는 제 인생 전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글은 그 인생에 동반하는 ‘친구’라고 할 수 있지요.”
문정 씨는 어릴적부터 미술을 하기 위해 붓을 잡았고, 미술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작업노트를 일기처럼 적게 됐다. 그러다 보니 그가 생활 중에서 느꼈던 모든 영감이나 인상, 풍경들이 한 줄, 어떤 때는 두 세 줄이 되고, 이것이 한 단락이 되면서 한 편의 글로서 다가올 때가 많았다.  
길을 걸으면서 만난 가을의 풍경과 코스모스가 그녀의 노트 속에 들어와 앉았고, 오늘 하루 만난 사람들의 모습과 인상이 글의 단초가 됐다. 사람에게 느껴지는 감정이나 감성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작업노트가 그녀가 쓰는 글의 원형이 됐다.  
“저는 사실 글쟁이라고 부를 자격도 또 인터뷰 할 만한 대단한 자격도 안됩니다. 하지만 다만 글은 내 친구라고 할 수 있어요. 어린 제자들에게도 항상 미술도구를 사용해서 네 마음을 에세이로 나타내듯 그림으로 표현하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결국, 표현의 차이같아요. 미술은 페인팅이나 펜슬 등으로 그림 속의 스토리를 읽을 수 있도록 인도하지만, 글은 그것이 펜으로 바뀌는 것 뿐이지요. 저에게 글이란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수단입니다.”
문정 씨의 수필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권대근 교수는 “한편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글”이라고 평했으며 박윤환 교수는 “문창과 출신이 아니라고 하나 ‘수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분이다. 진솔하게 자기 이야기를 전개해 좋았다”고 평했다. 그녀를 지난 일년간에 걸쳐 지도했던 박인애 선생은 “문정 씨는 자신을 돌아보고, 삶에 적용하는 성찰이 뛰어나다. 이미 꾸준히 글을 써 왔던 분으로 훈련이 거의 다 된 경우였다.” 며 “공모전에 응시하라고 권유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에 뿌듯하다.”라고 마음을 밝혔다. 이번 수필 신인상에는 그녀의 작품인 ‘얼음꽃’과 ‘작은 것이 아름답다’ 2편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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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 씨에게 문학의 여러 분야 중 특별히 수필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에세이는 저 자신이고 진실입니다. 마치 제 누드 그림과 같아요. 글 가운데 제 감성과 생각, 아픔과 상처도 다 드러나게 되지요.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통과하면서 글로 내 상처와 아픔을 토해냈었고, 많은 부분 힐링이 됐습니다. 또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가 생겼어요. 특히 ‘문학교실’을 이끄는 박인애 선생님은 인생의 선배이자 글 스승이고 또 친한 언니가 됐지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그녀의 수필 제목처럼 큰 것만을 보고, 세상을 쫒던 그녀가 달라스에 정착하고, 어린 제자들의 꿈을 키우면서 작은 것의 소중함을 느끼고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존재인 ‘문정’으로 하나님과 함께 빚어져 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려움으로 한발을 내딪는 것을 힘들어 하는 달라스의 많은 문학도들에게 문정 씨는 다정하게 권유했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세요.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는 것은 에너지를 얻는 ‘힐링 타임’이자 그것은 '꿈꾸는 자만의 세상'이고 '살아있는 것에 대한 기쁨'입니다”라고.

켈리 윤 기자 press2@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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