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한인타운 식당가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풀서비스를 제공해오던 식당들이 고객이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는 이른바 셀프 서비스로 전환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
또한, 고객을 기다리기보다 고객이 있는 곳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 및 배송 서비스도 한인타운 식당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됐다.
셀프 서비스에 대한 업계 및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셀프 서비스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있고, 불필요한 서비스를 없애 오히려 고객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가볍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배달 서비스의 경우 한인 밀집지역이 한정돼 있다 보니 큰 규모로 이뤄지지는 않지만 해리하인즈나 캐롤튼 한인타운 인근에서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한인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함을 더해준다는 데 이견이 없다.
어떤 식당들이 셀프 서비스와 배달∙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 그러한 트렌드가 한인 식당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본다.
◎ 무봉리·강남갈비 셀프 서비스 트렌드 ‘합류’
가장 최근에 셀프 서비스 물결에 합류한 식당은 캐롤튼에 소재한 순대전문점 ‘무봉리 순대’와 해리하인즈 한인타운 로얄레인 선상 코마트 옆에 위치한 한식당 ‘강남갈비’다.
강남갈비는 고객들이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셀프 서비스를 시작했다.
냉면을 비롯, 다양한 메뉴로 그 맛을 인정받은 ‘강남갈비’는 셀프 서비스 전환과 함께 8∙9∙10 달러의 메뉴를 출시했다. 셀프 서비스인 만큼, 고객은 팁을 별도로 낼 필요가 없고 세금도 포함된 가격이다. 정기휴일도 매주 화요일에서 일요일로 바뀐다.
‘무봉리 순대’는 11월 2일(월)부터 셀프 서비스를 시작한다. ‘무봉리 순대’는 달라스에 순대의 새 바람을 몰고 온 순대전문점으로, 순대 및 순대국과 더불어 갈비탕이 유명한 곳이다.
해리하인즈 한인타운 로얄레인 선상에 위치한 ‘한미리’는 달라스에 셀프 서비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식당들 가운데 한 곳이다.
‘한미리’ 단골이라고 자처한 코펠 거주 한인 박인나(가명∙여) 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해리하인즈 한인타운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한미리에서 자주 점심을 먹는다”고 밝히고 “바쁜 점심시간에는 서버의 서비스를 받기 보다는 직접 음식을 가져다 먹는 게 빠르고 간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그러면서 “끼니를 때우기 위한 점심시간에 서버의 서비스를 받아봐야 얼마나 큰 서비스를 받겠느냐”며 “셀프 서비스는 서버에게 팁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 단돈 1 달러라도 절약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레맛집’도 음식의 맛은 물론, 셀프 서비스로 점심시간 직장인 고객을 사로잡은 또 다른 식당이다. ‘이레맛집’에서는 고객이 음식을 주문한 후 밥을 직접 그릇에 담아 테이블로 가져가 음식을 기다린다. 음식이 나오면 카운터에서 반찬과 함께 쟁반에 담아준다.
해리하인즈 한인타운 모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인 김주명(남) 씨는 “이레맛집은 음식 맛이나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 같다”며 “아무래도 서버에게 지급되는 급여나 팁이 없기 때문에 업주나 고객의 입장에서 비용이 절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갈랜드 ‘조이키친’을 비롯해 ‘아줌마 순대’, 캐롤튼 ‘맛’, ‘엄마손 칼국수’ 등이 셀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간다” 배달·배송 서비스
한인 식당가의 경쟁이 고조되면서 배달∙배송 서비스도 식당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한 수단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리하인즈 한인타운에서는 이미 중식당 ‘아서원’과 야식 전문점 ‘달동네’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만 국한된 배달 서비스이긴 하지만, 사업장을 비울 수 없는 업주나 바쁜 일정으로 근무지를 떠날 수 없는 한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캐롤튼에서는 치킨 전문점 ‘강정이기가막혀’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캐롤튼 H마트 상가 내에 위치한 ‘강정이기가막혀’는 반경 5마일 이내에 있는 고객에 한해 치킨을 배달한다. 최소 18 달러 이상의 음식을 주문해야 하며 1.99 달러의 배달료가 별도로 붙는다.
배달 시간은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오후 4시에서 9시 30분까지, 금요일은 오후 4시에서 11시 30분까지, 토요일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그리고 일요일은 오후 12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다.
해리하인즈 한인타운 로얄레인 선상, 코마트 맞은편에 위치한 ‘한밭 설렁탕’은 타 주로 설렁탕을 냉동시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문은 웹사이트(LAhanbat.com)나 전화(972-484-2002)를 통해 할 수 있다. 배송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 주문량은 4 패키지로, 한 패키지에 2인분의 설렁탕이 담긴다.
설렁탕 국물만 주문할 경우 1 패키지에 11 달러다. 김치와 깍두기, 고기, 파 등을 포함한 ‘콤보’를 주문하면 한 패키지에 14 달러.
배송료가 별도로 붙는데, 주문당 16.99 달러다. 최소 주문량인 4 패키지를 주문하든, 20 패키지를 주문하든 배송료는 동일하다.
설렁탕은 급속으로 냉동시켜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포장해 이틀 안에 목적지까지 배송된다. 주로 배송되는 지역은 유타, 오클라호마, 루이지애나, 콜로라도 등으로, 한식당이 없는 텍사스 인근 지역이다.
이 서비스는 타 주로 대학에 진학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올해부터 시작됐다. 멀리 혼자서 대학생활을 하는 자녀들의 건강을 챙기고 싶은 부모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
텍사스 맥알렌(McAllen)과 같이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단체로 대량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 풀서비스로 고객 만조도 높여
셀프 서비스 트렌드와는 별개로 전형적인 풀서비스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식당들도 있다. 고려갈비와 수라식당이 그 대표적인 예로, 식사시간에 고객이 워낙 많이 몰리다 보니 서버들의 신속한 서비스는 필수.
얼마 전 타 문화권 지인들과 고려갈비를 찾은 프리스코 거주 한인 최 모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한식당을 자주 찾는 편”이라고 밝히고 “손님이 많음에도 불구, 서버들의 신속한 서비스로 음식이 빨리 나오고, 반찬도 리필이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그러면서 “서비스가 좋은 서버들에게는 팁을 아끼지 않는다. 잘 되는 식당일수록 서버들이 친절하고 민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텍사스 일대에서 다년간 요식업에 종사해왔다는 한인 사업가 이 모씨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 중에 하나는 좋은 서버를 구하는 것”이라며 “서버의 주 수입원은 팁이다. 따라서, 팁이 많이 나오지 않는 식당을 서버들이 꺼리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그러면서 “레스토랑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버 없이 셀프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도 레스토랑 운영을 원활하게 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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