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달라스 한인사회엔 어떤 일이?

dol470.jpg


지난 2009년, 달라스 중앙일보(당시 발행인 박찬일)에 게재된 두 건의 기사가 최근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현재 ‘KTN’이라는 지역 주간지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오훈 기자가 작성한 글이다.
오훈 기자는 얼마 전 본보가 주최한 ‘2015 아시안 헬스 & 컬쳐 페스티벌’(이하 아시안 페스티벌)을 폄하하는 내용의 기사를 대서특필한 주인공이다.
‘아시안 페스티벌’에는 한국 의료관광 업체인 ‘휴람’을 비롯, 유수 의료∙미용 업체들이 초대됐다. 그 중 성형외과도 포함됐다.
오훈 기자는 ‘아시안 페스티벌’을 폄하하는 기사에서 ‘휴람’ 의료관광을 가리켜 “사후관리 안 되는 건강검진”이라고 비난했다. 또, 성형 무료견적을 뽑아준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달라스 아시안들에게 성형을 권한다?”라며 마치 ‘아시안 페스티벌’이 성형을 부추긴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성형부작용에 관한 기사를 인용하며 ‘양념’도 곁들였다.
오훈 기자가 2009년 달라스 중앙일보 재직 시절 작성한 두 건의 기사가 이제 와서 새롭게 재조명되는 이유는 ‘아시안 페스티벌’ 폄하 기사에 풀어놓은 논조가 당시 기사의 논조와 정면으로 대치되기 때문이다.
2009년 3월 17일, 당시 달라스 한인회장이었던 김호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에서 5개의 의료기관들과 협약을 맺었고, 한인회원증만 제시하면 할인된 가격에 한국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뉴스코리아의 ‘휴람’과 같은 형태의 의료관광인 셈이다.
오훈 기자는 “…앞으로 한인동포들은 할인된 가격에 쉽고 빠르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기사 어디에도 “사후관리 안 되는 건강검진”이라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오훈 기자는 ‘아시안 페스티벌’ 폄하 기사에서 성형 ‘무료견적’을 트집잡아 ‘아시안 페스티벌’이 성형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어떤 서비스든, 견적을 먼저 뽑는 것은 당연지사. 그것도 무료라면 소비자에게는 금상첨화인 것을. 성형을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견적을 뽑아주는 게 뭐가 잘못됐다는 것인지.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정작 그런 주장을 펴는 당사자는 2009년 8월 6일자 중앙일보 기사에서 성형을 부추기는 글을 서슴없이 썼다는 것.
‘보이지 않는 교정으로 자신 있는 미소를’이라는 타이틀의 업소탐방 기사에서 오훈 기자는 “예전에는 치과를 찾는 주된 원인이 충치나 잇몸질환이었다. 즉 아파서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단순히 아픈 이를 치료하기 위한 것 이외에도 치아를 예쁘게 만들어주는 치아성형 또한 치과치료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훈 기자는 더 나아가 미국의 한 유명 배우가 무명시절 입술이 튀어나와 좋은 배역을 맡지 못하자 치아성형을 받고 부드러운 인상을 갖게 된 덕에 좋은 배역을 맡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정작 자신이야 말로 치아성형을 통해 부드러운 인상을 가져야 한다며 성형을 부추기고 있지 않은가?
6년의 세월 동안 사회∙문화적으로 많은 것이 변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오훈 기자의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누군가 불러주는 대로 기사를 작성했기 때문일까? 같은 사안을 놓고 2009년의 논조와 지금의 논조가 어찌 이리 다를 수 있는지, 명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