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아 사모 칼럼: 뻐드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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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라는 아이가 살았습니다. 몰리의 키는 강아지 만했어요. 1학년 중에 가장 작았죠. 그래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말씀하셨거든요. “씩씩하게 걸어라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너를 우러러 볼 거야.” 그래서 몰리는 씩씩하게 걸었죠. 
몰리의 이는 대문짝만한 뻐드렁니였어요. 동전도 쌓을 수 있을 정도였죠. 그래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말씀하셨거든요 “활짝 웃어라 그러면 세상 사람들도 너를 따라 활짝 웃을 거야.” 그래서 몰리는 환하게 웃었죠. 
몰리의 목소리는 보아 뱀에게 잡힌 황소개구리처럼 괴상했어요. 그래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말씀하셨거든요 “목청껏 노래해라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무척 즐거워 할 거야.” 그래서 몰리는 목청껏 노래했죠.
몰리는 하는 일 마다 실수 투성이었어요. 그래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말씀하셨거든요. “스스로를 믿어라 그러면 세상 사람들도 너를 믿을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몰리 네 집이 다른 마을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몰리는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고 새로운 학교에 갔습니다. 첫째 날 체육시간에 같은 반 친구 로널드는 몰리를 땅꼬마라고 놀렸어요. 경기가 시작되자 몰리는 공을 잡아 로널드의 다리 사이로 냅다 줄다름쳐 점수를 얻었답니다. 아이들은 깜짝 놀랐어요. “우와 굉장한데” 로널드는 너무 챙피했어요. 
둘째 날 로널드는 몰리를 뻐드렁니라고 놀렸어요. 몰리는 동전을 꺼내 앞니에 탑을 쌓고는 환하게 웃었어요. 아이들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어요. 로널드는 정말 창피했어요. 
셋째 날 로널드는 말했어요 “네 목소리는 꼭 병든 오리같아. 꿱 꿱” 그러자 몰리는 “꿱 꿱” 목청껏 노래를 불렀어요. 로널드는 깜짝 놀라 벌렁 나자빠졌고 양호실에 가야 했어요. 아이들은 배꼽이 빠져라 웃었어요. 로널드는 너무나 창피했어요. 
넷째 날 로널드는 몰리가 종이 눈을 엉터리로 만든다고 놀렸어요. 하지만 몰리가 종이를 펼치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꽃이 활짝 피어났답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울렸어요. 로널드까지두요. 
다섯째 날 로널드는 몰리에게 앞니에 쌓을 동전을 선물로 주며 수줍게 웃었어요. 그날 밤 몰리는 종이와 연필을 꺼내 할머니에게 편지를 썼어요. ‘사랑하는 할머니, 할머니 말씀이 다 옳았어요. 

사랑하는 손녀 몰리 올림

패티 로벨이라는 작가가 쓴 ‘땅꼬마 뻐드렁니가 뭐 어때’ 라는 동화 속 이야기입니다. 할머니의 긍정의 언어로 약점 투성이였던 몰리는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자신감 있게 자랄 수 있었네요. 몰리도 스스로가 약점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을 테지만 두려워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놀림거리가 될 수 있고, 위축될만한 조건들이 스스로를 빛나게 해 주는 무기가 되었지요. 
가족이나 가장 가까운 누군가가 격려해주고 믿어주는 말들은 생각보다 더 강한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가까운 이들과 사랑과 생명의 언어를 주고 받는다면 그 어느 것보다 귀한 선물이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미움과 파괴의 말을 나눈다면 이 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도 또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내가 선 자리에서 생명과 축복의 언어를 흘려 보내면 어떨까요? 
거대한 무리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약속의 땅으로 가야 했던 여호수아에게 하나님께서는 격려와 용기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모세라는 큰 지도자의 그늘 아래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며 위축될만한 조건과 주변 강대국과의 결전을 치러야 하는 두려운 상황이 그에게 둘러 쌓여 있던 터였지요.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여호수아 1:9)”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심을 약속하시며 하나님의 길로 걸으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그리고 격려와 사랑을 아끼지 않으시지요.
오늘도 주님은 상처입고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들의 피난처가 되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위축되고 낙망할 만한 모든 조건과 상황에서 우리를 일으키십니다. 오늘 하나님이 주시는 격려와 용기를 힘입어, 주변에 생명의 말을 전하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요? 하나님의 힘과 능력이 우리를 통해 주변으로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박은아 사모
그리스도연합감리 교회
‘사랑이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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