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크게 … 사람을 섬기는 것, 진정한 리더의 삶” 웨스트포인트 출신, 한인 1.5세 빅터 원 단독 인터뷰 … 9월 미 육군 중령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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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조지 S. 패튼 장군. 그 이름만으로도 미국인들의 가슴에 애국심을 불태울 만한 손꼽히는 군 출신 영웅들이다. 모든 한인 이민 1세대의 꿈이 그렇겠지만, 자녀들을 주류사회에서 인정 받는 인물로 키우는 것만큼 중요하고 소중한 일도 없을 터.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달라스로 이민 온 빅터 원(Victor Won)은 한인 2세 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몸소 보여주는 인물이다. 올 9월 미 육군 중령으로 전역하는 그와 이메일로 주고받은 일문일답을 정리해본다. <편집자주>

◎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내가 10살이던 1982년,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왔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빙에 소재한 맥아더 고등학교(MacArthur High School)에 다녔다.

◎ 고교시절, 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셨나?
부모님은 이민 초기에 빌딩 청소 일을 하셨다.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중산층에 속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자식들을 위해 한국에서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오셨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어머니는 플리마켓에서 가게를 운영하셨는데, 전자제품과 장난감 등을 판매하셨다. 아버지는 계속 빌딩 청소 비즈니스에 종사하셨다.
기회가 될 때마다 어머니를 도와드렸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됐다. 최선을 다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기 위해서 학생으로서의 신분에 충실했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 기회의 창을 넓혀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부모님은 은퇴 하신 상태로, 취미생활과 여행으로 노년을 즐기고 계신다.

◎ 가족 구성원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 한다면?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 하나 있다. 이름은 더글라스 원(Douglas Won)이고, 현재 루민헬스(Lumin Health)에서 척추신경외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형에 대해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형은 외과의사일 뿐만 아니라, 텍사스 헬스케어 산업의 체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형의 그러한 비전은 인류에 대한 애정과 집착에서 나오는 것 같다.

◎ 결혼은 했는지?
한국에서 복무할 때 만난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결혼한지 17년 됐고, 슬하에는 11살 된 아들이 하나 있다.

◎ 웨스트포인트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부터 육∙해∙공군 중 한 곳의 사관학교에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웨스트포인트를 택한 데는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리더들을 길러내는 교육기관인 웨스트포인트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웨스트포인트 입학 조건이 까다로웠을 텐데, 얼마나 어려웠나?
경쟁률이 10대 1이었다.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녔고, 졸업 후에는 군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 웨스트포인트가 본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
웨스트포인트에서 ‘규율’과 ‘청렴’을 배웠다. 특히 웨스트포인트의 리더십 프로그램은 세계 최고라 말할 수 있다. 웨스트포인트의 미션은 전장에서 군사를 이끌 수 있는 인품을 지닌 리더를 기르는 것이다. 
1995년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후 미 육군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해왔다. 20년 됐다. 2004년에는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됐고 2010년에는 이라크에서 각각 12개월씩 작전을 수행했다. 한국, 하와이, 독일 등에서도 복무했다. 올 9월 30일 중령(Lieutenant)으로 전역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군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회에서도 사람들을 섬기며 살고 싶다. 개인적으로 ‘Life Coaching and Executive Coaching’ 자격증을 갖고 있다. 기업이나 정부 고위 간부들에게 리더십 코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증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코칭을 제공하는데,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삶의 가능성들을 극대화 하는 리더십을 가르치는 것이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인재관리 컨설팅도 하고 싶다. 내 형과 함께 일하면서 텍사스의 헬스케어 시스템을 보다 ‘환자 중심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데 동참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 어린 한인 2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기회가 될 때마다 한인 청소년들에게 큰 꿈을 갖고, 어떠한 장애물이라도 극복하라는 주문을 한다. 미국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모든 기회가 제공되는 나라다. 다만, 개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인 2세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성장하면서 많은 친구를 사귀라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싶은 멘토어를 가능한 빨리 만나,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인생에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위험을 피하려면 멘토어의 조언이 필요하다.
끝으로 어려서부터 남에게 베푸는 삶을 배우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남에게 많이 베풀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남에게 베푸는 게 시간이 됐든, 노력과 에너지가 됐든, 좋은 일을 위해 많이 베풀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항상 찾길 바란다. 

인터뷰 정리 |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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