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균 | 형사사건과 이민법 (1)

형사 사건 기록에 대한 미국 이민법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 미국 비자를 신청할 때나 미국내에서 신분 변경, 영주권, 혹은 시민권 신청 때, 또는 해외 여행 후 미국에 재입국할 때, 과거 체포 기록이나 전과 기록으로 인하여 비시민권자는 까다로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민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형사 사건의 대응책을 다루기로 한다.

■ 사건 발생 시점은?

형사 사건은 크게 세종류로 구분이 되는데, 중범죄 (felony), 경범죄 (misdemeanor), 그리고 단순 위반 등으로 구분된다. 중범죄로는 살인, 강도, 강간 등 심각한 범죄들이 있고, 경범죄로는 음주 운전, 좀도둑, 단순 폭행들이 있겠다. 또한 중범죄도 되고 경범죄도 될 수 있는 범죄 유형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받는 교통위반(traffic moving violation)은 위반죄이다. 위반죄는 수갑을 채우거나 연행을 하지 않고 또 booking이 없다. Booking이라는 것은 체포된 피의자의 지문과 사진을 찍어서 기록을 만들어두는 과정을 뜻한다. 경범죄와 중범죄는 반드시 booking을 한다.

이민법에서 이야기하는 형사 사건은 중범죄와 경범죄를 말하며 위반죄는 포함하지 않는다. 

이민법에서 지문을 채취해서 FBI에 조회를 하는 것은 이러한 booking record를 통해 형사 기록을 찾기 위한 것이다.

■ 형량의 최소화?

이민법상 가장 논란이 되는 형사 사건은 좀도둑질, 배우자 폭행, 음주 운전을 동반한 사고 등 형사법으로는 경범죄이지만, 이민법 아래 소위 ‘도덕적으로 비열한 행위(moral turpitude)’로 간주되는 기록들이다. 따라서 형벌이 적은 벌금이라고 하더라도 가급적 형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능하다면 형벌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범죄의 초범일 경우, 형량이 가벼운 벌금 정도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벌금은 부담이 안되고 감옥도 안가서 다행인 것 같지만, ‘도덕적으로 비열한 행위’의 유죄(conviction) 기록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이민법상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이때 해당 카운티에 가능한 program이 있다면, 교육을 받거나 사회 봉사 등의 조건을 충족한 후에 기소된 범죄를 기각(dismiss) 받을 수가 있다. 체포 기록은 남지만 적어도 유죄 판결이 아닌 기각 기록이 남는다.

또 중범죄도 되고 경범죄도 되는 범죄인 경우, 중범죄로 기소를 하더라도 협상(Plea bargain)을 통해 중범이 아닌 경범으로 유죄 판결을 나오게 하는 방법도 있다. 또는 경범죄로 체포되고 기소가 되었으나 단순 위반으로 판결을 나오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섣불리 유죄 인정을 하지 말고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 형사기록의 말소?

‘기록 삭제 (expunge)’ 수속은 기록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이라 이해하는 더 정확하다. 즉  ‘기록 삭제’한다는 것은 유죄판결이 나온 경우 선고 받은 형을 모두 채웠을 때 법원에 그 유죄 판결 기록을 거두고 기각(dismiss)으로 바꾸어달라는 과정이다.

그러나 모든 범죄가 다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기록 삭제’가 되었다 하더라도, 이민서류에 체포된 적도 없고, 기소된 적도 없으며, 또 유죄판결된 적이 없다고 적을 수가 없다. 다만 이민법상 혹시 면제가 필요할 때 적어도 형을 완수한 후 기록이 깨끗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으며, 이외 각종 자격증 취득 과정이나 취업 과정에서 형사기록 조사가 들어갈 때 유죄 기록이 없다는 혜택을 볼 수 있다.

미국내에 거주하는 비시민권자는 사소한 범법 행위가 입국 불허 내지는 추방 등의 매우 심각한 이민 결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이미 이런 문제로 체포되었거나 기소된 적이 있다면, 비자 신청, 신분 변경, 또는 해외 여행 전에 담당 변호사와 충분한 상담 후 과연 문제가 되는 상황인지 파악하고, 정확하게 신청서를 작성하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