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의 대선 2차 도전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거의 끝이 났다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자금이 부족한데다 인지도와 관심도에서 심하게 밀리고 있는 양상을 보이며 금방이라도 선거운동을 접을 것처럼 보이고 있다.
그런데 페리 선거운동 측근에서는 이런 부정적 뉴스들이 과장된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물론 자금이 부족한 건 맞지만 여전히 페리 선거 관련 정치활동 위원회(PAC)가 스태프들을 고용하고 있는가 하면 아이오와에서는 선거운동 현장 설치가 시작됐고, 다른 초기 예비선거 주들에서의 선거운동도 막 시작됐다는 것이다.
사실 페리 전 주지사는 지난 6일(목) 공화당 대선 경쟁자들의 TV 토론회에서 프라임 타임에 나서는 10인에 들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정치적으로 주 무대에 서지도 못한 상황에서 곧 이어 페리 전국 선거운동 스태프와 현장 담당자들에 대해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을 정도로 기금이 바닥났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들이 자원봉사자로 일하겠다고 남았지만 무봉급으로 얼마나 오래 버티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페리 측근은 “그래도 계속 간다”는 입장을 전한다. 페리의 2012년 대선 선거운동 대변인이자 선거 참모였던 마크 마이너(Mark Miner)는 “릭 페리의 정치적 부고장은 몇번이나 써놓았다. 그런데 그 부고장이 신문에 난 적은 없다”고 말한다. 그만큼 그만둘 것 같은 상황이 반복됐지만 여전히 이어져 가고 있었다는 것.
마이너도 “페리는 낙관적이다. 그는 계속 싸운다. 또한 그 주변에 매우 충성스럽고 헌신된 팀이 있다. 아직은 끝이 아니다”고 분석한다.
현재 페리의 선거자금 부족에 대해서도 마이너는 지난 2009년 1월 페리가 처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당시 그는 공화당 라이벌인 케이 베일리 허치슨에게 선거자금은 1백만달러, 여론조사로는 25포인트 밀리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주지사 예비선거에서 가볍게 허치슨을 이겼다.
2012년 대선 도전 당시 페리는 마지막 분기에서 단 110만달러를 모금했다. 선거운동 자금으로 개인당 2,700달러까지만 기부할 수 있다.
그러나 페리 선거를 돕기 위해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치활동위원회인 ‘기회와 자유 위원회(Opportunity and Freedom PAC)는 무제한 기부자들로터 1,700만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물론 PAC가 선거운동을 직접 주관할 수는 없지만 자체적인 선거 관련 작업을 할 수는 있다.
PAC 감독인 어스틴 바버(Austin Barbour)는 페리 선거운동에서 잠재적으로 돈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걸 발견했기에 초기 예비선거 주에서 PAC 자체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하는 일은 선거운동 관련 광고, 전화 독려를 비롯 페리 후보자에 대한 이슈를 홍보할 수 있는 스태프들을 고용하게 된다.
이들은 현재의 페리 상황이 2007년 여름에 존 맥케인 후보가 돈이 떨어지고 대부분의 선거 참모들이 그만뒀던 때와 유사하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맥케인은 견뎠고 결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
그러나 그 때의 맥케인 후보와 현재 페리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민주당 정치 컨설턴트이자 페리의 2006년 주지사 선거운동 참모였던 제이슨 스탠포드(Jason Stanford)는 맥케인처럼 페리가 부활할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맥케인과 경쟁하던 후보가 당시는 현저히 적었다”는 게 이유다. 현재 공화당에서는 17명의 후보가 마지막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낙점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벌써 지지도에서 앞서 달리고 있는 인물들도 즐비한 상황이다.
페리가 후보 토론회에서 단어가 기억이 안나 더듬거렸던 기억이 여전히 유권자들에게 남아있다는 것도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스탠포드는 지적한다. 지난 6일에 페리는 프라임 타임 10명 토론회가 아닌 나머지 7명의 토론회에 나갔는데, 여기서도 그는 버벅댔다. 자신이 로날드 레이건(Reagan) 대통령을 따라하는 게 아니라는 언급을 하면서 로날드 레이븐(Raven)으로 말하기도 했던 것.
그러나 스탠포드는 페리 선거 운동이 4년전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의 선거 운동처럼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당시 깅그리치 선거 운동팀도 돈이 떨어져 전 스태프가 떠나기도 했다. 그런데 백만장자 후원자들을 보유한 그의 PAC가 계속 그를 후원해줘 몇달간 후보로서 수면에 떠있게 유지시켜줬다. 실제 그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조지아의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했고 몇개 주에서는 강세를 보이다가 마침내 미트 롬니 후보에게 패한 적이 있다. 그 때 그를 유지시켜준 게 바로 PAC다.
이 PAC가 선거 운동도 해주고 우편물도 보내주는가 하면 TV 광고 및 인력 고용 등을 해준다면 페리는 단지 유세장을 다닐 비행기표만 끊으면 후보로 계속 수명을 연장시켜 갈 수는 있다는 이야기다. 이게 바로 ‘좀비 선거운동’이라고 스탠포드는 말한다.
실제 페리는 이번 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후원자들과 만날 예정이고 그 다음 주에는 아이오와로 건너갈 예정이다. 스케줄로는 선거운동을 전혀 포기할 것 같지 않게 빡빡한 일정이 잡혀있다. 텍사스를 비롯해 여러 주에서 선거자금 마련 행사를 열 계획도 잡혀있다.
밀러는 “아직은 속단하기에 이르다. 페리는 향후 6개월간 위상에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고 전망한다. 또한 초기 예비선거에서 시금석이 될 아이오와에 대해 “돈으로 그곳 승리를 살 수는 없다”며 페리의 가능성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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