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리아 단독 인터뷰: PGA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챔피언 대니 리 “골프 신동에서 챔피언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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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18세 1개월이던 지난 2008년, US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타이거 우즈의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골프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대니 리(25세, 라스콜리나스 거주) 선수.
2009년 4월 프로로 전향한 후 PGA투어 우승과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했던 대니 리 선수는 올 7월초 웨스트버지니아 올드화이트TPC(파70∙7,287야드)에서 열린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결국 PGA투어 첫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우승 이후 브리티시 오픈에 참가하는 등 최근 심상치 않은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대니 리 선수. 브리티시 오픈의 피로가 풀리기도 전, 라스콜리나스에 소재한 ‘TPC 포시즌스’ 골프클럽에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대니 리 선수를 지난 7월 22일(수) 만나 ‘일문일답’의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Q: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했는데, 어땠나?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 것 자체로 영광이었고 재미있었다. 플러스 3타로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는데, 성적이 더 좋았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2라운드에서는 버디 기회가 많았었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니 16번 홀에서 OB가 나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해서 결국 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더운 곳에서 계속 경기를 치르다가 오랜만에 추운 곳에서 시합을 하니 몸이 말을 안 들었다. 특히 첫 날에는 샷이 좋지 않았다. 지난 18일(토) 오전에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돌아와 아직 피로가 덜 풀린 상태다.

Q: 메이저 대회는 브리티시 오픈이 처음인가?
아니다. 프로로 전향한 이후 올해 US오픈에 출전한 게 첫 메이저 대회였다. 올해부터 경기가 잘 풀리면서 좋은 대회에 많이 출전하고 있다. 

3주전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우승을 하면서 좋은 시합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Q: 브리티시 오픈에서 조던 스피스나 잭 존슨과 어울릴 기회는 있었나?
두 선수와는 항상 대회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까 친하게 지낸다.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한다. 브리티시 오픈에서는 두 선수들뿐만 아니라 브리티시 오픈에 참가한 모든 PGA 선수들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지내기 때문에 항상 잘 어울려 다닌다.

Q: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에서 PGA 첫 승을 거뒀다. 소감은?
모든 PGA 선수들에게 있어 PGA투어 첫 우승은 어려운 일이다. 우승을 하고 나니 느낌이 달라진 것 같다. 시합에 임할 때 자신감이나 우승에 대한 기대감도 더 높아졌다. 그렇다고 평상시 자신감이 없었거나 위축됐었다는 말은 아니다. 예전에는 선두 그룹에 있을 때 불안감을 느꼈었는데, 첫 우승으로 그러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Q: PGA 투어 첫 우승 후 경기 외적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우승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Q: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우승 상금이 120만 6천 달러라고 들었다.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어제(21일) 어머니와 함께 ‘대니 리 파운데이션’을 설립하고 왔다. ‘대니 리 파운데이션’은 원래 2012년도에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뜻밖에 성적이 좋지 않았고 PGA 출전권마저 잃는 상황이 발생했다. 
부모님 덕분에 부족한 것 없이 지내고 있기 때문에, 내 자신을 위해 우승상금을 쓰기 보다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어린 골프 꿈나무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 골프라는 운동이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다.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어려운 처지에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재단을 더 키워서 앞으로는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도 돕고 싶다.

Q: 자신의 경기에서 아쉬운 부분은?
항상 드라이버에 불만이 많았다. 거리보다는 정확도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항상 시합에서 모멘텀을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도 드라이버가 말을 잘 안 듣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Q: 오늘의 대니 리 선수가 있기까지 부모님의 헌신이 컸다고 들었다.
내가 아마추어 때부터 모든 사람들이 골프를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그런데 막상 부담감 때문인지, 그러한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를 보였다. 내 스스로 항상 실력이 모자란다고 믿었다. 스윙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내 경기 모든 면에서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코치도 자주 바꾸고 스윙 교정도 많이 했다.
초기에는 PGA 출전권을 따지 못해 유럽 투어와 PGA 2부 투어를 돌며 경기를 했고, 결국 PGA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PGA 출전권을 잃었는데, 그 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처음으로 골프가 하기 싫어졌다. 부모님께 다시 PGA에 갈 자신이 없다고 말씀 드렸다. 하지만, 부모님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내게 용기와 희망을 주셨고 스윙을 교정하는 것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부모님께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도움을 주셨다.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부모님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Q: 올 시즌 남은 일정은?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퀴큰 론 내셔널’(Quicken Loans National), ‘월드 골프 챔피언십’(World Golf Championships), PGA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프레지던트컵 등이 남았다.
특히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올해 프레지던트컵 대회에는 꼭 참가하고 싶다.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모든 가족친지들이 있는 곳이다. 가족친지와 한국 골프 팬들 앞에서 미국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Q: 올해 25살인데, 여자친구는 있는지?
없다. 지금은 워낙 바빠서 이성친구를 사귈 겨를이 없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겠나.

Q: 뉴질랜드에서 달라스로 왔는데, 달라스는 어떤가?
덥다(웃음). 아무래도 미국의 중간에 있다 보니 경기 출전을 위한 여행길이 수월하다. 여름엔 덥다는 게 문제인데, 더위를 피하기 위해 주로 아침 일찍 연습을 한다.
달라스에는 한인사회도 크게 형성돼 있고 사람들도 좋은 것 같다. 한국 같은 분위기여서 좋다.

인터뷰 정리 = 토니 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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