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은 합법” 대법원 판결, 한인사회를 뒤흔들다, 한인 교계 충격과 안타까움 전달, 반성 분위기도 감지 … 보수 노년층과 젊은이들 상반된 의견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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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미 대법원은 5대4의 판결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동성결혼 합헌 판결소식에 DFW한인교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주류사회의 정치권과는 달리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 동안 한인교계는 한 목소리로 꾸준히 동성결혼을 반대해왔고 합헌 소식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진리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동성결혼 문제가 정치적 문제일 뿐 아니라 미국의 사회 및 경제와 연계된 복잡한 문제이며 피할 수만은 없는 시대적 논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것보다는 기독교인이 앞으로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끼쳐야 하며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제시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보다 더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달라스 목사회 회장 기영렬 목사는 “법이 어떻게 판결하든 남자와 여자가 창조됐고, 이들간의 결합으로 결혼이 유지되는 것이 성경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것이 동성애자를 미워하라는 것은 아니다. 동성애는 분명한 죄나 동성애자는 하나님의 복음을 들어야 할 우리 형제요 자매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 목사는 “동성결혼 문제는 상속, 인권문제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이미 사회에 만연돼 있는 문제다. 교회가 이들을 어떻게 품고 나가야 하는지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협의회 총무 김귀보 목사도 “한인교회 중 동성애를 인정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계는 우선 이들을 향한 색안경을 벗고, 이들을 사랑으로 품는 교회의 사역을 시작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교회가 살아남기 위해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독교 역사상 논리와 법으로 세상 속에서 싸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현재와 같이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동성애는 죄라고만 반복한다면 자라나는 2세들에게 편협한 1세대 기독교인이라는 오해만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한인교회에서는 지난 28일(일) 예배시간을 통해 성도들에게 동성결혼 합헌 판결소 식을 전하며 놀람과 슬픔을 전했으나, 여전히 크리스천으로서 바른 생활과 함께 미국의 미래와 영적 각성을 위해 기도하자고 결론지었다. 
달라스 뉴송교회의 박인화 담임목사는 주일 설교를 통해 “오늘날 세상은 성을 즐기는 것을 죄가 아니라고 말하나 이럴 때일수록 크리스천으로서 건강한 가정을 지키고,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는 선교의 마음으로 살아가자”라고 말했다.  
달라스 중앙연합감리교회의 이성철 담임목사도 “이번 합헌 결정은 크리스천에게 두 가지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 우선 동성애는 잘못됐으나 그렇다고 동성애자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과 동시에 이성간의 가정이 정말 동성 결혼자보다 더욱 거룩한 가정인가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크리스천 가정이 존경과 사랑이 기반한 거룩한 가정으로 회복되어 세상에 영향력을 끼쳐나가는 것이 진정으로 필요한 시대다”라고 말했다.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의 김덕건 담임목사는 주일 예배 시간을 통해 성도들에게 동성애에 관한 소책자를 배포했으며 이번 합헌 결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비교적 조용하게 안타까움을 표현했던 교역자들과는 달리 일반 교인들은 주말 교회나 모임을 통해 이번 결정에 따른 충격을 표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정이 동성애를 권장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으며 지난 수년 동안 제대로 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교계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층에서는 “세상이 망한 것 같다. 신앙을 떠나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결코 옳은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대세였으며, 교회협의회 차원에서 한인들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하며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장년층에서는 “성소수자의 인권과 동성애의 법적 허용은 전혀 별개의 사안임을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청년층 이하에서의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다. 청년층은 “대학이나 사회 속에서 동성애자를 접했지만 이들에게 별 큰 문제는 없었다”며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고 인권 측면에서는 고무적이며 종교와는 별로 상충되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한 청년은 “사실 한인교회에서의 반응이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는 도리어 소수의 반응에 가깝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청소년층은 매체를 통해 동성애에 대해 알아보고, 주일 성경 시간에 교사에게 질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응했으나 체계적인 대답보다는 ‘동성애는 죄’라는 일률적인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켈리 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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