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입맛’에 맞는 ‘퓨전 스타일’보다는 지극히 ‘한국적인 맛’으로 승부해야 … 영어 구사 및 서비스 질도 높여야
북텍사스에서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 식당가 불황타개의 지름길이 타 문화권 고객 확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텍사스에서는 약 6~7년 전부터 한인 식당가를 찾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캐롤튼과 달라스 한인타운에 다수의 한인 식당들이 포진해 있기는 하지만, 장사가 잘되는 식당일수록 타 문화권 고객의 비율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달라스 한인타운에서 성업 중인 D 야식전문점의 경우 타 문화권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50%에 이른다.
D 야식집의 타 문화권 고객은 백인과 히스패닉계를 비롯,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출신의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타 문화권 고객들이 D 야식집을 찾는 경로는 지인을 통하거나 온라인 식당 리뷰 매체인 ‘옐프’(Yelp),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한 친구 추천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이 찾는 메뉴도 다양화되고 있다. D 야식집 업주는 본지 인터뷰에서 “요즘에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딱히 기피하는 메뉴는 없는 것 같다”며 “골뱅이 무침을 찾는 고객들도 많아졌고, 아구찜을 한번 맛본 고객들은 아구찜을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타 문화권 고객이 증가한 원인 중에 하나로 ‘한류’의 영향을 꼽은 D 야식집 업주는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최근에는 드라마에 짜장면이 자주 등장하다 보니 짜장면을 의미하는 ‘블랙 누들’을 찾는 고객들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업주는 또 “인기 한국 드라마에 어떤 음식이 나오느냐에 따라 타 문화권 고객들이 찾는 음식도 변하는 것 같다”며 “한때 막걸리가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면서 막걸리를 찾는 고객들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달라스 한인타운 로얄레인 선상에 위치한 ‘고려갈비’도 타 문화권 고객의 비율이 높은 한식당 중 한 곳이다. ‘고려갈비’의 이장희 대표에 따르면 이 곳의 평일 타 문화권 고객 비율은 전체의 40% 정도이며 주말에는 70%로 증가한다.
‘고려갈비’ 역시 ‘옐프’나 구글(Google)을 통해 정보를 얻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많은 편이며, 지인들의 추천을 통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주를 이룬다.
‘고려갈비’의 주 메뉴가 갈비인 관계로 갈비구이를 찾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많은 실정이지만 최근에는 ‘한국적인 맛’을 찾아 다양한 메뉴를 시도하는 고객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장희 대표는 “예전에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찾는 메뉴가 한정적이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지극히 한국적인 맛을 찾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제는 한식을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꾼다는 개념보다는 한식 그대로의 맛을 살려야 더 경쟁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기본 영어 구사의 필요성
한식당을 찾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응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영어 구사 능력에 대한 필요성도 생긴다. D 야식집 업주는 “아무래도 고객들과 영어로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빙을 보는 사람이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갈비’의 이장희 대표는 “타 문화권 고객을 서빙하는데 대단한 영어실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대화는 영어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려갈비의 경우 자체적으로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영어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식당을 찾는 타 문화권 고객들의 공통된 특징은 한국의 ‘반찬 문화’를 특별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D 야식집 업주는 “처음에는 반찬에 대해 별도로 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아는 타 문화권 고객들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주 메뉴보다 다양한 반찬에 더 관심이 많은 고객들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서빙의 전문성도 갖춰야
전직 교사인 필리핀계 로브 버나데즈(Rob Bernardez, 남) 씨는 지난 8일(수) 가족과 함께 수라식당 고기뷔페를 찾았다. 한국과 캐나다, 그리고 북텍사스 지역 타 한식당에서 한국음식을 경험해 봤다는 버나데즈 씨는 한국음식의 독특한 맛과 다양성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버나데즈 씨는 “고기구이는 물론 잡채, 김치, 돌솥비빔밥, 만두국 등을 좋아한다”며 “각 식당마다 나오는 반찬도 한국음식을 즐기는데 재미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수라식당을 찾게 된 경로에 대해 버나데즈 씨는 “한인 친구의 소개로 수라식당을 찾게 됐다”며 “주로 ‘옐프’나 친구들의 SNS를 통해 맛있는 한식당을 알게 된다”고 전했다.
한식당에 대한 불만은 없느냐는 질문에 버나데즈 씨는 “모든 아시안 레스토랑들이 그렇듯, 서비스가 아쉬울 때가 많다”며 “컵에 물을 채워주거나 고객에게 집중하는 면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버나데즈 씨는 “얼마 전 캐롤튼의 모 한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데, 한 웨이추레스가 주방 앞에서 이쑤시개로 이를 쑤시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고객을 중요시 여겼다면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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