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의 마술사 브랜넌 조 … 달라스에 남긴 짙은 감동” 제5회 ‘영 아티스트 리사이틀’ 300여 관객 운집 ‘성황’ … 클래식 거장들 ‘극찬’, 한인들에겐 ‘힐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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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이었다. 대학 2학년 약관의 나이에 안토니오 카시니의 첼로를 통해 뿜어내는 브랜넌 조의 거침 없는 열정과 클래식의 테크닉은 마치 6월 모스코바에서 열린 차이코프스크 국제 경연대회를 달라스에 옮겨놓은 듯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11일(토) 오후 7시 30분, 달라스 업타운의 ‘노스파크 장로교회’(Northpark Presbyterian Church) 예배당에 운집한 300여 명의 관객들은 두 시간여 동안 브랜넌 조의 첼로 연주에 몰입하며 클래식 음악의 깊이와 우월함을 재확인했다.
어린 자녀에게 처음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는 가족에서부터 젠 슬로만(Jan Sloman) 교수나 유진 오사치(Eugene Osadchy) UNT 음대교수와 같은 미국 클래식의 거장들에 이르기까지, 관객 층도 다양했다. 브랜넌 조는 이날 ‘노스파크 장로교회’ 무대에서 왜 그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첼리스트인지를 입증해 보였다.
원 리(Won Lee) 플루이스트와 스캇 월렛(Scott Wollet) 오보이스트의 오프닝 연주 후 무대에 등장한 브랜넌 조는 달라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아나스타샤 마키나(Anastasia Markina) 피아니스트와 호흡을 맞춰 바하, 차이코프스크 등의 유명 곡들을 연주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인터미션 후 공연장의 조명은 어두워졌고 브랜넌 조의 무대는 더욱 빛났다. 그의 무대가 빛난 진짜 이유는 체레프닌, 토시로 마유즈미, 사라사테 등의 명곡들을 음표 하나 틀리지 않고 소화해내며 완벽한 첼로 연주의 진수를 선보였기 때문.
브랜넌 조는 약속했던 대로 달라스 한인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도 선사했다. 파블로 데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을 마지막 곡으로 브랜넌 조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그칠 줄 모르는 기립박수를 보냈고 브랜넌 조는 ‘아리랑’을 앙코르 곡으로 연주해 화답했다. 
‘아리랑’에 담긴 한민족의 애환 때문일까. 아니면, 중저음의 첼로가 갖고 있는 특유의 애절함 때문일까. 브랜넌 조의 앙코르 곡 연주에 한인 관객들의 눈시울은 금세 붉어졌다. ‘아리랑’이 단지 한국의 전통음악이라는 사실밖에 몰랐던 미국인 관객들도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브랜넌 조의 연주에 집중하며 ‘클래식 속의 한국’을 발견했다.
 공연 후 브랜넌 조의 연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극찬이 쏟아졌다. 달라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35년간 부악장을 지냈고 올 가을부터 ‘Cleveland Institute of Music’에서 교수로 활동하게 될 젠 슬로만 교수는 브랜넌 조를 가리켜 “경이적인 첼리스트”라며 “브랜넌 조는 내 동료인 한스 젠센 교수의 제자로, 브랜넌 조에 대해서는 수년간 알고 있었다. 오늘 연주에서도 나타났듯, 브랜넌 조는 특급 첼리스트임에 틀림 없다”고 극찬했다.
슬로만 교수는 “브랜넌 조는 음표 하나도 틀리지 않고 모든 곡을 소화해냈다. 그의 연주는 순수하고 건강한 소리가 특징이며 기술적으로도 나무랄 데가 없다”고 극찬했다.
브랜넌 조를 제5회 ‘영 아티스트 리사이틀’의 주인공으로 초청한 임정숙 선생 역시 그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정숙 선생은 “브랜넌 조는 무엇보다 준비된 연주자”라며 “그의 타고난 재주와 열정으로 관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무대를 선사했다”고 평했다.
임정숙 선생은 또 “브랜넌 조는 지난 6월 모스코바에서 열린 차이코프스키 경연대회에 미국 대표 세 명 중 한 명으로 참가했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클래식계의 유망주”라며 “오늘 공연을 통해 어린 클래식 음악도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 기회가 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브랜넌 조는 공연 후 본지 인터뷰에서 “달라스는 이번이 세 번째”라며 “많은 분들이 오늘 공연에 참석해줘 음악이 한결 더 좋았다. 약 2년 전 리차슨 심포니와 협연을 했던 경험이 있다. 달라스 한인들과 타문화권 관객들에게 좋은 무대를 선사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브랜넌 조는 제5회 영 아티스트 리사이틀 직후 스위스 ‘베르비에 뮤직 페스티벌’(Verbier Music Festival)에 독주자로 초대돼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제5회 영 아티스트 리사이틀 관객 반응

“사실 클래식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한인들이 이렇게 멋진 리사이틀을 개최했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고, 또 워낙 재능 있는 분이라고 들어 기대감을 가지고 왔다. 기대 이상이었다.” <부부동반 60대 정 모씨>

“사비를 들여 뛰어난 한인 음악 인재들을 초청해 수준 높은 음악회를 지속하는 임정숙 선생의 열정에 놀랐다. 브랜넌 조가 워낙 뛰어난 인재라고 들어 플룻을 배우는 딸과 함께 와 멋진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 <박양희 씨>

“바이올린을 배우는 아들이 신문을 보고 가자고 해서 함께 왔다. 오길 잘 한 것 같다” <아들·남편과 함께 온 카트리나 리>

“방학을 맞은 딸이 함께 음악회에 가자고 해서 따라 왔더니 브랜넌 조 리사이틀이었다. 오랜만에 딸과 함께 외출해 훌륭한 음악을 감상하고 간다.” <크리스틴 리>

“브랜넌 조가 94년생이란 애기를 들었다. 앞으로 10년 정도 후에는 어떤 경지에 오를지 기대가 촉망된다. 참 섬세하고 또 여성적인 첼로 소리에 놀랐고 즐거웠다.” <어빙에서 온 박 모씨>

“기술적으로 어려운 곡들을 정말 가볍게, 너무도 쉽게 소화해내는 것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앞길이 촉망되는 정말 기대 유망주다. 나이가 들면서 음악적으로 조금 더 성숙하기를 기대하고, 또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스틴에서 온 이 모씨>
“남성분인데 연주가 섬세하고 소리가 정말 우아하다. 한인인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어빙 거주 전 모씨>

“이제 대학생인 젊은이가 이런 수준급의 연주를 한다는 것이 놀랍다. 어린 나이임에도 관객들과 교감을 하고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참 좋았다. 연주실력이 매우 뛰어났다.” <다니엘 프로코렌코(Danial Prokhorenko) 씨>

“사실 운동선수라 시간을 내서 연주회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음악을 즐기기 위해 왔고, 뛰어난 한인 음악가의 연주를 직접 경험해서 참 행운으로 생각한다. 특히 아리랑을 첼로로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신기했고, 다양한 첼로 기법과 소리로 연주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참 대단했다. <PGA 프로골퍼 최경주>

“수준이 매우 뛰어났다. 음악에 문외한이지만 정말 뛰어난 연주가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앙코르 곡으로 선택한 아리랑이 참 좋았다.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북텍사스 서울대 동문회 오기영 회장>

“파워 넘치고 남성적인 무대였다. 20대 초반이지만 이미 기량은 최고 수준급이다. 왼손 핑거링이 참 좋았고 표현도 뛰어났다. 아리랑이 앙코르 곡으로 나올 때 참 뭉클했다.” <송민선 씨>

토니 채 | 켈리 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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