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칼럼: 허양희 사모 어스틴 주님의 교회 ‘사모행전’ 행복한 삶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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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여 년 전의 일이 생각난다. 학교에서 함께 일을 하던 한 사람이 나를 보기만하면 눈을 흘기면서 사라지곤 했다. 영문을 전혀 모르던 나는 나의 행동을 가만히 살피며 그 사람에게 잘못한 것이 있는지 점검했다. 그런데 그 사람과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기에 상처를 줄 만한 어떤 일도 기억나지 않았다. 어느 날 학교에 있던 다른 사람이 나를 찾아와 이상한 행동을 하는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사람은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지만 어린 시절 부모를 떠나 친척 집에서 머무르게 되었는데 함께 했던 사람에게서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그의 내면에 깊은 상처를 주었던 친척의 인상착의가 나와 비슷하게 생겨서 나만 보면 그 사람이 투영되어 나에게 그렇게 대했다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만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지 못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자존감에 상처를 받고 그것은 내면에 누적되어 왜곡된 감정을 낳아 결국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본다. 특히 권위자들 곧 부모나 형제, 학교 선생님, 친척, 동료집단에 의한 직간접적인 폭력은 마음에 큰 심리적 반항을 불러일으킨다. 부르스 탐슨은 ‘내 마음의 벽’이란 책에서 우리가 정서적으로 매우 상처를 입게 되면 아무도 다시는 우리를 상처 주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심 하에 실제적으로 우리 삶의 한 구역을 벽으로 막아 놓을 수 있다. 이 벽은 어느 정도는 보호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인생의 일부를 거두어 놓음으로써 사랑하고, 신뢰하고, 의미 있는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우리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전한다.

자존감 혹은 자아존중감이란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로 이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자기 가치감 곧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을만한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자신감으로 자신이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이것은 가족 관계에서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특히 유아기 때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삶을 살아가면서 조정되어 간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반응은 죄책감, 열등감, 허풍, 비판, 완벽성, 우울, 불안, 공포, 분노 등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과음을 하거나 식탐을 하기도 하고 건전하지 않은 다른 것에 탐닉하기도 한다. 낮은 자존감의 원인은 대게 부모가 많이 싸운 가정에서 자랐거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비난을 받으며 큰 사람, 성장 환경이 순탄하지 않고 거칠었던 경우 그리고 외모, 질병, 잦은 실패 등으로 분류하는데 낮은 자존감의 가장 큰 원인은 역기능 가정의 왜곡된 양육 방식으로 인해서 자신의 가치를 바르게 발견하지 못한 데에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반드시 치유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 입은 자존감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쳐 공동체를 아프게 하는 상처의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한 자존감 치유를 위해 먼저 자신에게 아픔이 되었던 과거의 기억을 직면하여 억눌리고 비뚤어진 감정을 풀어내고 자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지만 고칠 수 없는 것 곧 부모, 형제, 학력, 자라난 가정 환경 등은 수용하자. 그리고 우리의 잘난 모습뿐만 아니라 못난 모습 모두를 아시면서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내려놓고 상처 입은 감정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자. 

하나님은 우리를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며 사랑하신다(사 43:4)고 말씀하신다. 이제는 더 이상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마음에서 오는 상대적 가치감에 흔들리지 말고 하나님이 우리를 바라보시는 절대적 가치감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그러면 사랑하고 신뢰하고 의미 있는 인간 관계를 만들어가는 행복한 삶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허양희 사모
어스틴 주님의 교회
‘사모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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