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다운타운에 위치한 크로우 아시안 미술박물관(Crow Collection of Asian Arts)에서 한국의 전통 다도와 퓨전 국악의 향연이 펼쳐졌다.
‘가정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크로우 아시안 미술박물이 한국전통 다도 시연 및 퓨전 국악 공연을 개최한 것.
공연이 열린 지난 6일(토) 오후, 크로우 아시안 미술박물관 2층 그랜드 갤러리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 운집한 미국인 및 다문화권 관객들로 붐볐다.
‘어드벤처 아시아’(Adventure Asia)로 명명된 이번 행사에는 센추럴 텍사스 칼리지(Central Texas College)에서 미대 교수로 재직 중인 한인 니콜 오칸래(Nicole O’ Conrad) 교수와 소프라노 백주희 씨가 나서 관객들이 한국의 문화를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인 설치미술작가 신 진(Jean Shin)씨의 최근 작품이 전시된 가운데 진행된 한국전통 다도 시연과 퓨전 국악은 남녀노소를 불문,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한 어린아이들로부터 70대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 층의 관객들이 공연에 매료됐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인종도 다양해, 한인은 물론 미국인∙중국인∙인도인 등 다양한 문화권의 관객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 한국의 차문화 소개
니콜 오칸래 교수는 관객들에게 “녹차를 우려 손님에게 지극 정성으로 대접했던 한국의 전통과 겸양의 문화를 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오칸래 교수는 차를 우려내기 전 마음의 자세와 차를 우려 내는 과정, 그리고 손님에게 대접하는 절차를 시연하면서 한국적인 다도의 방식과 예의범절 등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특히, 시연이 이뤄지는 동안 한국전통 거문고 음률이 갤러리에 울려 퍼졌고 오칸래 교수가 ‘천하명산어디메뇨 천하명산 구경갈제 ~’로 시작하는 ‘금강산’이라는 시조를 읊어 관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도 시연에는 때마침 방문차 한국에서 달라스를 찾은 오칸래 교수의 모친 고종숙 씨도 함께했다. 오칸래 교수는 녹차를 우려 직접 모친에게 대접하는 한편, 관객들의 여러 질문에 세심한 설명으로 답했다. 특히 녹차를 직접 시음해보길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한국전통 과자와 함께 녹차를 대접하기도 했다.
인도계 미국인 디바크 와르바 씨는 “참으로 인상 깊다. 특히 손님에게 집중하고 공경하는 모습이 인도인의 손님접대 전통과 일면 비슷하다”고 말했다.
매트 컬바르칸 씨도 “이런 의식들이 명상의 과정이 아니라 일상적인 손님접대에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며 “신선한 충격”이라고 감탄했다.
오칸래 교수는 다도 시연 후 본지 인터뷰를 통해 “한국 다도란 차를 마시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삶의 길을 걷자는 뜻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많은 경우 다도는 일본 문화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의 차문화와는 달리 예의를 갖추면서도 손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편안하게 마시는 한국적인 전통 다도 문화를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칸래 교수는 이어 “한국의 K팝 문화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한인2세와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교육적 행사가 여러 곳에서 개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갤러리에 울려 퍼진 아리랑
다도 시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개량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국악장단에 맞춰 노래하는 ‘크로스오버’ 소프라노 백주희 씨의 음색에 심취했다. 관객들은 호기심이 역력한 모습으로 한국적인 장단과 성악적 요소가 결합된 독특한 국악가요를 경청했다. ‘살짝이 옵서예’를 시작으로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아리랑’ △ ‘홀로 아리랑’ △ ‘아름다운 나라’ 등 다양한 곡들이 이어졌다. 백주희 씨의 퓨전 국악은 K팝에 익숙한 미국인들에게 한국전통 음악의 새로운 면모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백주희 씨는 공연 후 본지 인터뷰에서 “원래 국악가요가 전공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장단을 알리고, 한복을 입고 노래 부르는 것이 개인적으로 참 의미 있고 감동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하고 연구해 ‘아리랑’과 같은 한국의 고유 장단을 알리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켈리 윤 기자 press2@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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