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파’ 애국가 및 미국국가 열창으로 관중 ‘매료’ … 태권도 시범 및 전통문화 공연, 알링턴에 ‘한국 문화유산’ 남겨
지난 15일(월)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 ‘한국의 날’ 경기에 1,500여명의 한인들이 운집한 가운데 추신수 선수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상대로 ‘결승 득점’을 올리며 한인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 ‘한국의 날’ 경기는 초반 티켓 판매가 저조했으나 경기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티켓 판매가 활개를 띠면서 성공을 예고했다.
이번 ‘한국의 날’ 행사는 당일 오후 3시 H마트에서 열린 가수 ‘양파’의 팬 사인회를 필두로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의 인기 가요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를 통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수 ‘양파’를 직접 만나기 위해 약 100여명의 한인 및 다문화권 팬들이 H마트에 모여들었다. ‘양파’는 팬 사인회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과 교감하며 경기 개회식에서 부를 애국가 및 미국국가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양파’의 사인회가 캐롤튼에서 진행되는 동안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는 추신수 선수의 팬 사인회 준비가 한창이었다.
경기장 3루쪽 외야석 뒤편에 마련된 추신수 선수 사인회장에는 200여 한인들이 일찌감치 줄을 서기 시작했다. 경기준비 일정으로 20여분 밖에 할애할 수 없었던 추신수 선수는 선착순 100여명의 팬들에게만 사인을 해줬다.
◎ 200여명 추신수 사인회에 몰려
이날 추신수 팬 사인회에 가장 먼저 도착한 팬은 한인 써니 최 씨 가족으로, 오후 1시 45분에 경기장에 도착해 줄을 섰다. 부인, 네 딸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써니 최 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온 가족이 추신수 선수의 팬”이라고 밝히고 “추신수 선수의 사인을 받기 위해 일찍 왔다. 비록 류현진 선수가 오지는 못했지만 텍사스 레인저스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경기를 하게 돼 더 뜻 깊다”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추신수 선수의 사인을 받은 한인 라이언 안 군은 “마지막으로 추신수 선수의 사인을 받게 돼 행운으로 생각한다”며 “평소 추신수 선수의 팬이었는데,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드포드에 거주하며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라이언 군의 아버지 안종연 씨는 “아슬아슬했지만 아이가 추신수 선수의 사인을 받게 돼 기쁘다. 경기 승패에 관계 없이 한인들이 모여 잔치를 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추신수 팬 사인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3시 30분경부터 태권도 및 전통무용 공연팀들이 경기장에 속속 도착해 공연준비에 돌입했다.
윤정일 단장을 필두로 한 ‘숨’ 공연팀이 먼저 관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숨’ 공연팀은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인 오후 5시 30분부터 3루쪽 외야석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서 △ 장구춤 △ 처녀총각춤 △ 부채춤 △ 북춤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수준급 공연을 펼쳤다. 특히 웅장한 사운드와 리듬의 북춤 공연은 경기장 안에 일찌감치 입장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윤정일 단장은 공연 직후 본지 인터뷰에서 “숨 팀은 항상 일요일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을 위한 준비기간은 짧았지만 주류사회에 한국전통의 소리와 무용을 선뵈기에는 충분했다”고 말했다.
‘숨’의 신명 나는 공연에 이어 박성신 씨가 이끄는 ‘한솔’ 팀이 곧바로 무대를 이어받았다. 16명으로 구성된 ‘한솔’ 팀은 △ 농악 △ 12발 상모 돌리기 △ 부포 등을 선보이며 경기장을 달궜다.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휴스턴 한인 농악단 소속 네 명의 단원들과 웨슬리교회 12명 어린이 무용단이 합류해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휴스턴 한인 농악단의 이상진 단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박성신 단장의 요청으로 멀리 휴스턴에서 오게 됐다”며 “경기장이 완전히 한국 분위기다. 이런 뜻 깊은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뉴욕지사의 협조로 마스코트 ‘초롱이와 색동이’도 이날 경기 전 공연의 흥을 돋우는데 일조했다. UNT에서 전산과를 전공하고 있는 한인 토니 김 군과 UTD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있는 조슈아 안 군은 더운 날씨 속에서도 ‘초롱이와 색동이’ 마스코트 복장을 입고 한국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외야석 공연장 옆에 마련된 한국관광공사 홍보부스에서는 태극문양이 새겨진 부채와 한국을 알리는 홍보물이 관중에게 배포됐다.
◎ 한국 알린 다양한 공연
공연 열기는 오후 6시 30분경 펼쳐진 태권도 시범으로 정점을 찍었다. 알렌에 소재한 ‘화이트 타이거’(관장 김재영) 태권도장 소속 70여 수련생들은 외야 중견수 그라운드에 자리를 마련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다양한 고난도 격파시범을 선뵀다. 격파시범은 전광판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고, 익숙한 음악과 파워 넘치는 태권도 시범을 접한 관중은 환호로 답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양팀 라인업 소개가 있은 후 추신수∙하원미 씨 부부의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기금 전달식이 이어졌다. 이날 전달된 문화센터 기금은 추신수 선수가 당초 약정했던 10만 달러 기금 가운데 나머지 5만 달러에 해당되는 것으로, 달라스 한인문화센터 정창수 공동위원장과 주달라스출장소 김동찬 소장에게 전달됐다. 문화센터 기금 전달식 직후 전광판 대형 스크린에서는 김동찬 소장이 미리 제작한 환영의 영상 메시지가 상영됐다.
김동찬 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의 날’ 행사로 한국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주류사회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레인저스 구단 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날 경기에서 레인저스의 필승을 기원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가수 ‘양파’의 애국가 및 미국국가 독창은 달라스 한인회 안영호 회장의 시구가 있은 후 이어졌다.
‘양파’는 애국가를 먼저 불렀다. 하지만, 애국가의 첫 소절을 마치기도 전, 마이크의 연결 상태가 고르지 못해 두 차례나 끊기는 상황이 벌어졌고 ‘양파’는 마이크를 교체해 애국가를 다시 불러야 했다. 진행이 순조롭지 않자 관중은 오히려 환호성으로 ‘양파’를 격려했고 ‘양파’는 ‘나는 가수다’에서 보여줬던 저력으로 애국가를 멋들어지게 열창했다.
‘양파’의 진가는 미국국가 독창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양파’는 완벽한 영어발음과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으로 미국국가를 열창했고 관중은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애국가 독창 후 ‘양파’는 추신수 선수의 수비 포지션인 우익수 바로 뒤, 외야석으로 자리를 옮겨 한인들과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양파’와 함께 사진을 찍겠다는 한인들이 줄을 잇자 ‘양파’는 흔쾌히 한인들과 사진을 찍는 자상함도 보였다.
◎ 한인들과 함께 호흡한 ‘양파’
‘양파’는 애국가 독창 후 가진 한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야구경기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은 박찬호 선수의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 이후 두 번째”라며 “텍사스 레인저스의 오늘 상대팀이 다저스여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추신수 선수의 팬이라고 밝힌 ‘양파’는 “애국가를 부를 때 마이크가 끊겨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관중이 환호성으로 응원해줘 오히려 좋았다”고 설명했다.
달라스행 항공편에 제때 탑승하지 못해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행사 당일 새벽 달라스에 도착한 ‘양파’는 “달라스의 첫인상은 좋았다. 호텔과 음식도 좋았고 주최측의 배려도 세심했다”고 밝히고 “이러한 행사가 한인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확신한다. 앞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한국의 날’ 행사가 매년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파’는 특히 H마트에서 열린 자신의 팬 사인회에 대해 “한인 부모들과 자녀들이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과 끊을 놓지 않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달라스에서 한인들을 만나게 돼 감사하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신수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1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에 볼넷 1개, 1득점을 올렸다. 추신수 선수의 1득점은 결승 득점으로, 레인저스가 다저스를 4-1로 따돌리는데 발판을 마련했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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