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띠 선배들이 주변에 많습니다. 보통 개하면 용맹스럽기도 하지만 주인에게 충성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개띠라고 해서 이런 견공의 성격을 가지라는 법은 절대 없지만 이상하게 제 주변의 개띠 선배들은 그런 성격을 가지고 계십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요.
이 변호사는 사회에서 견공의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헨리 6세 작품에 “The first thing we must do is kill all the lawyers”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워낙 변호사 중 사회에 오히려 해가 되는 행동을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지라 이 대목은 세익스피어의 의도와 전혀 반대로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사가 문명 사회의 질서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버팀목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들어갔던 대목입니다.
헨리 6세를 제거하고 역모를 꾸미는 무리들이 거사를 도모하기 위해선 방해물의 제거부터 해야한다는 뜻이었지요.
1. 변호사의 직업은 advocacy
한편에 대한 옹호에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견공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보아야지요. 한 주인을 섬길 뿐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는 제 1번 규칙입니다.
순이씨가 하시는 도넛가게를 철수씨에게 파시기로 했을 때 제게 도와달라고 오시면 저는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은 순이씨 변호사가 되던지 철수씨의 변호사가 되어 서류를 준비해드리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순이씨와 철수씨의 이익이 상반되기때문이지요.
순이씨는 가급적이면 많은 가격에 아무런 책임을 지지않고 팔고 싶어 하시고 철수씨는 가급적이면 적은 가격에 품질보증을 받으면서 사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지요, 만약에 순이씨와 철수씨가 절대로 이에 대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셔도 사람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두분을 다 도와드릴 수는 없습니다.
순이씨와 철수씨가 합의 이혼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저는 순이씨 변호사가 되던지 철수씨 변호사가 되던지 편을 갈라야합니다.
이전에 제가 순이씨 변호사였다면 철수씨가 제게 와서 이혼변호사가 되어달라고 하면 저는 또 거절을 해야만 합니다. 순이씨의 변호사가 이제 편을 바꾸어 순이씨에게 칼을 들이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는 견공이기 때문이지요.
예외가있습니다. 이민청원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순이씨와 철수씨가 제게 와서 이민국에 철수씨 영주권 신청을 도와달라고 오신다고 했을 때, 이민변호사는 순이씨와 철수씨가 살다가 이혼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염지하고 있지만 현재는 분명 한 배를 타고 있음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끝까지 한 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수년이나 수십년 이후 다른 배를 타고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선 분명히 한 배를 타고 있 거니와 현실적으로 두 변호사가 각각 순이씨와 철수씨를 돕기엔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손님에게 도움이 되지 않지요.
그런데 이 두분이 영주권 수속 중 관계 파탄이 난다면, 그 순간 변호사는 순이씨도, 철수씨도 도와드릴 수가 없게 됩니다.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각자 변호사를 구하시라는 조언밖엔 드릴 수가 없게 되는 것이지요.
왜 그러느냐고요? 변호사를 위한 규칙이 아니라 변호사를 믿고 찾는 손님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칙입니다.
변호사가 순이씨를 도우면서 획득한 지식( 순이씨의 약점이나 순이씨의 자산상황이나 등등)을 나중에 순이씨를 반해서 사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그런 규칙이 없다면 순이씨는 자기의 처한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변호사에게 털어놓을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변호사는 순이씨를 보호해드릴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결과는 참혹한 혼란입니다.
어떤 손님은 선천적으로(?) 변호사에게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사건에 도움이 안될거라고 판단해서이지요.
문제는 재판정에 나갔을 때 이 은닉사실이 나타나게 되면 손님이 지게되는 이유가 된다는 생각을 차마 못하시고 이런 결정을 하시게 됩니다. 이때 애먼 변호사만 탓을 하게되겠지요. 그리고 이러한 손님이 제발 손님이 되지 말기를 바라는 것밖엔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손님의 실수를 근거로 재판에서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입니다. 그래서 제가 손님을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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