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인가? 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신나게 웃고 즐기는 모습을 봤던 게. 옆에서 취재하던 기자도 신이 날 정도였다.
가슴 한 켠엔 ‘울컥한’ 마음도 들었다. 조촐한 한끼 식사와 신나는 가무만 있어도 이렇게 좋은 것을. 그 동안 왜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걸까?
달라스의 한인 노인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 노인회에 참석하는 노인들과 그렇지 않은 노인들. 이날 경로잔치에 모인 대다수의 노인들은 한인교회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이나 민영 노인데이케어 회원들이었다. 딸의 손을 잡고 아름아름 개인적으로 찾아온 노인들도 있었다. 이들이 바로 경로잔치의 주인공들이었다.
이날 경로잔치가 흥겨웠던 이유는 노인회 회칙이니, 선거니, 성원보고니 하는... 젊은 사람들이 들어도 골치 아픈 요소들은 빠지고, 봉사자들의 ‘효심’만 있었기 때문일 게다.
잡음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식순을 두고 행사 직전 소란이 일었다. 적법성 논란을 안고 제22대 달라스 한국노인회장으로 무투표 당선된 하재선 씨가 1부 식순에 포함됐기 때문.
제22대 노인회장 선거가 불법이라고 주장해온 신평일 씨는 하재선 씨가 단상에 오를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주최측에 ‘으름장’을 놓았다는 전언이다. 원활한 진행을 바랐던 주최측은 행사 직전 하재선 씨를 식순에서 제외시켰고, 하재선 씨는 당연히 반발했다.
결과적으로 하재선 씨는 단상에 오르지 못했고 행사는 별 탈 없이 치러졌다. 하지만, 식순 때문에 이번 경로잔치가 아수라장이 될 뻔했다. 1차적인 불찰은 주최측에 있다. 하재선 씨가 경로잔치의 주인공들을 대변하는 것도 아닌데, 하재선 씨를 노인대표로 식순에 포함한 게 우선 판단 미스다.
신평일 씨의 행동도 몰지각하기 그지없다. 전후 상황이야 어찌됐든, 주최측이 마련한 식순에 노인회 문제를 근거로 ‘딴지’를 거는 행동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재선 씨가 단상에 오를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은, 200여 노인들을 ‘볼모’로 행사를 망치겠다는 협박과 다름 없다. 이러한 모습은 그 동안 노인회관에서 지겹도록 반복돼 온 촌극이다.
노인회는 더 이상 달라스 한인 노인 커뮤니티를 대변하지 못한다. 노인회장이라는 자리가 무슨 권력도 아니고. 혹여, 한인회장 선거에서 노인들을 동원해 ‘몰표’를 찍어주는 게 권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때와 장소를 가려 그 ‘권력’을 행사하길 바란다.
기자가 아닌, 80 넘은 노모를 모시는 자식 된 입장에서 바라건대, 제발 다음 경로잔치에는 노인회 분란은 노인회관에 내려놓고 오길 바란다.
토니 채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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